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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영지사를 찾아서

악착보살이 있는 곳

등록|2009.08.09 17:18 수정|2009.08.09 17:18
이때쯤이면 전국 어디를 가도 휴가철의 마지막이라 붐비는 것이 많다. 그런데 며칠째 하늘은 좋지 않고 이슬비만 내린다. 다른 곳은 더위로 난리인데 경주는 그리 더운 날씨가 아니라 가까운 영천의 문화유적을 찾아 떠났다. 영천에 가니 날씨가 경주와는 전혀 다른 맑은 날씨에 비 한 방울 오지 않은 것이다. 계절에 따른 자연의 솜씨는 예술가를 버금게 한다.
영천시 대창면 용호리에 있는 영지사를 들렀다. 들어가는 입구 숲길이 호젓한게 장관이다. 영지사로 접어들면 아무런 표시가 없는 일주문 옆 길가에 줄지어 석종형부도 5기가 어서오라는 듯 반기고 있다.

영지사 부도군영지사 부도는 석종형 부도로 조선후기 부도로 보인다. ⓒ 김환대


부도 중 주인을 알 수 있는 것은 맨 왼쪽에 있는 부도뿐인데 이 부도에는 해월당 지학 대사(海月堂 智學 大師)라는 명문이 남아있다. 바로 옆에는 작은 개울이 있는데 이 개울 암반에는 공룡발자국 화석이 남아있다.

주인공을 알 수 있는 부도주인공을 알 수 있는 부도 ⓒ 김환대


부도문양한 부도에는 문양이 이채롭게 새겨져 있다. ⓒ 김환대


이구아노돈 종류의 발자국이라고 한다. 이런 곳에 공룡 발자국이 의외의 장소이다. 입구에는 임자갑유공비가 있는데 비문에 영지사 관련 기록이 보인다.

공룡발자국 화석공룡발자국 화석 ⓒ 김환대


공룡발자국 화석공룡발자국 화석 ⓒ 김환대


임자갑유공비 비문임자갑유공비 비문에 영지사 관련 기록이 보인다. ⓒ 김환대


범종각과 대웅전은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207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웅전 옆 요사채는 현재 완전 해체되어 복원 공사 중이었다. 조용한 경내에 대웅전을 둘러보았다. 대웅전 건물은 석가모니 삼존불을 모시고 있으며 다포계 양식의 팔작지붕이다.

영지사 대웅전영지사 대웅전 ⓒ 김환대


천개 드리개 장식은 없으나 안쪽 상면에는 용을 채색하여 그렸고 대들보에 특이하게 용의 모습을 조각하여 14개의 소형 청동방울을 매달아 놓았으며 그중 한 개에는 동자가 종의 끈에 매달려 있는 모습의 악착보살이 있다. 청도 운문사 대웅보전(비로전)에 것이 알려져 있으며 이곳에 악착보살이 있다는 것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악착보살악착보살은 자세히 보면 보인다. ⓒ 김환대


불단은 정면은 삼단형식으로 나누고 상단에는 석가모니 삼존불을 모시고 하단에는 5구의 안상무늬를 조각하였고 중단에는 세 개 구역인 상중하로 나누어서 다시 좌우로 10개의 칸을 나누어 놓았다. 윗부분 칸에는 구름문양으로 보이고 있어 하늘 천상 세계를, 중간 줄에는 구름, 새, 풀 등 지상세계를 특히 아래 칸에는 거북, 게, 잉어, 용머리에 물고기 등을 그려 물의 세계를 나타내는 듯 장엄하였다.

수미단 그림수미단 그림 ⓒ 김환대


명부전에는 지장보살상 좌우로 각각 5위씩 앉아있는 시왕과 도명존자 등 존자상 1위씩을 거느리고 있고 조선시대 후기로 추정되는 금강역사상이 좌우 마주보고 있다.

명부전 명부전 ⓒ 김환대


명부전 내부명부전 내부 ⓒ 김환대


명부전 내부명부전 내부 ⓒ 김환대


명부전 옆에는 삼층석탑이 있으나 원래 위치가 이 곳이 아니라고 한다.

명부전 옆 삼층석탑명부전 옆 삼층석탑 ⓒ 김환대


작은 규모의 절이지만 신라 태종무열왕때로 창건 년도가 올라가는 신라고찰로 조용하면서도 아늑한 곳이라 한번 영천 답사 때 떠나보는 것도 좋은 장소로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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