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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율동의 소리없는 아우성, "재개발 어림없다"

택지개발이란 이름의 마을 지우기-주민 내쫓기

등록|2009.08.10 14:40 수정|2009.08.10 14:40
지난 2002년 경기도가 우선적으로 집단취락지역의 개발제한구역까지 해제한 가운데, 시흥시 죽율동 재개발은 민간 시행사가 토지를 일괄 공개매수하는 방식으로 한 아파트 건설로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되었다. 인근 정왕동과 군자동 개발과 맞물린 것이다.

▲ 농사짓는 주민들이 아직 살고 있는 시흥시 죽율동 ⓒ 이장연




▲ 재개발 중인 시흥시 죽율동 284번지 일대 ⓒ 이장연




▲ 매입된 가옥들을 철거한 뒤 폐기물을 처리하지 않고 있다. ⓒ 이장연




그런데 재개발 과정에서 무단으로 방치된 건설폐기물로 주민들이 지하수 오염, 분진 등의 피해를 호소했지만, 건설업체와 시는 이를 방관해 원성을 샀다.

지난 1993년 토지구획정리사업 지구로 결정된 후 16년간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죽율동 248번지 일대는, 10여 가구만 남아 있고 나머지 가옥들은 모두 철거된 상태다. 특히 남아있는 세대는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들로 이주비조차 없어 오도가도 못하는 형편이라 한다.

이 가운데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건설업체는 매입한 가옥을 부순 후 건설폐기물을 수거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상수도가 아닌 지하수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피부병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수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시는 아무런 행정조치를 하지 않았다 한다.

▲ 건축폐기물이 넘쳐나는 마을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 ⓒ 이장연




▲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에 건설폐기물이 가득하다. ⓒ 이장연




▲ 시흥시 향토유적 생금집 바로 옆에도 건설폐기물이 쌓여있다. ⓒ 이장연




▲ 방치된 건설폐기물과 쓰레기들 ⓒ 이장연




'욕심부리지 말고 분수에 맞게 살라'는 교훈을 전해주는 시흥시 향토유적 생금집을 찾아 갔을 때, 공사 가림막도 없이 철거-방치된 죽율동 재개발 지역을 살펴볼 수 있었다. 다른 택지개발지역과 마찬가지로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은 곳곳에서 파괴되어 있었고, 재개발로 내쫓기는 사람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을 엿볼 수 있었다.

택지개발이란 이름으로 정든 마을이 폐허가 되고 주민들이 사라지는 용산과 닮은 죽율동 새말의 쓸쓸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한다.

▲ 마을 주민들은 건설폐기물에 의한 피해를 호소했다. ⓒ 이장연




▲ 곳곳에 내걸린 빛바랜 아우성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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