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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 탐방객 3000명, 대통령한테 엽서 보낸 이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케이블카 반대' 내걸고 엿새동안 행사 벌여

등록|2009.08.11 15:12 수정|2009.08.11 16:59
"MB님 케이블카 설치 반대합니다. 자연은 우리 것이 아니옵니다. 당신 것두 아니구요"(제임스). "이 아름다운 자연에 기계는 그만 'Let it be' 내비도"(김원규). "지리산을 아프게 하지 마세요(박성호). "저희는 지리산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고 싶습니다"(살루스 수녀). "나무가 쇠를 무서워해요"(도완).

지리산 노고단을 찾았던 탐방객들이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보낸 엽서에 적힌 글이다. 지난 5월 1일 입법예고된 '자연공원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에 반대하며, 탐방객들은 "민족의 유산, 국립공원이 지금 모습 그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보전 중심 국립공원 정책을 수립해 달라"고 이 대통령한테 요구한 것. 이 법(시행령)이 시행되면 지리산을 비롯한 국립공원에도 케이블카 설치가 훨씬 쉽게 된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지리산 노고단에서 탐방객을 대상으로 '지리산을 살리는 시민행동'(아래 시민행동)을 진행하였다. 시민행동은 대통령과 환경부장관에게 엽서쓰기, 가방에 자보 달고 산행하기, 배지 달기 등을 통해 국립공원에 건설되려는 케이블카의 문제점을 홍보한 것이다.

시민행동이 진행된 엿새 동안 총 3031명(이명박 대통령 2180명, 이만의 환경부장관 951명)이 엽서쓰기에 참여했다. 시민의모임은 시민행동 기간 동안 모아진 엽서 3031장을 매일 100장씩 대통령과 환경부장관에게 보낼 예정이다.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탐방객을 대상으로 지리산 노고단에서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반대' 등을 주장하며 이명박 대통령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 앞으로 엽서쓰기 행사를 벌였다.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엽서 주요 내용


"휴가를 가족들과 지리산에 왔습니다. 노고단 등산을 하면서 이곳에 케이블카 설치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금 이대로의 지리산이 감사한데 이곳에 케이블카 설치라니 안 됩니다. 국립공원 제 1호인 지리산을 이대로 지켜주세요"(서울시 양천구 신정1동에서).

"행복하시죠? 더 나은 나라를 위해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을 잘 관리하고자 지리산 등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에 반대 해주세요. 샬롬!!"(장이수).

"설치해서는 안 됩니다. 후손에 재앙을 초래합니다"(충남 아산).

"안녕하세요. 한여름이라 지리산 하늘에는 잠자리들이 많이 날라 다니네요. 지금 저는 가족들과 구례 여행에 와서 지리산 구경하다 내려왔습니다. 오늘 대통령님께서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소식이 들려 이 운동에 참여하여 우연히 편지를 쓰게 되었어요. 이명박 대통련님 케이블카를 설치라면 물론 좋고 편하겠지요. 그런데 자연은 자연 그대로 놓는 게 좋아요. 아무래도 지금 많이 환경이 파괴 되는데요, 아름다운 지리산을 파괴하는 건 국민들을 위한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제발 케이블카 설치하지 마세요. SAVE 지리산!!!"(서희원).

"지근 이대로 충분합니다. 새소리가 들리는, 물소리가 들리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지리산은 지금으로 충분합니다"(최경진).

"산을 한번이라도 와본 사람이라면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설치하면 절대 안 됩니다"(박병만).

"이익이 없는 일, 국민이 원하지 않는 일, 한나라의 지도자로써 국민의 원성이 들리지 않는지, 지켜보는 한 국민으로서 대통령님의 행동과 발언을 안타깝기만 합니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놔 두세요"(최영준).

"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연공원법 및 그 시행령을 개정하여 지리산 등 국립공원내 생태 경관보전지역의 생태계 파괴의 지름길이 될 케이블카설치를 허용하도록 하는 환경정책을 중단하여 미래 세대에게 아름다운 국립공원을 전해줄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윤여창).

"이명박님. 케이블카 설치는 님께서 주장하시는 녹색 성장과는 역행하는 길입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소중하게 여기십시오"(유덕상).

"들녘에 핀 이름 모르는 야생화를 들여다 보신 적 있으신가요? 숲속에 고개 내민 작은 꽃을 보신적은 있으신가요? 자연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는 작은 마음이 커다란 자연과 우주를 살리는 길,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합니다"(전명화).

"대통령님께 올립니다.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다시는 원래의 모습을 잃어 버립니다. 우리나라의 "천혜의 보고" 지리산에 케이블카 설치를 진심으로 반대합니다. 깊으신 통찰력으로 철회하여 주십시오"(신순희).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지리산 노고단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 앞으로 총 3000장이 넘는 엽서를 작성해 보낸다고 밝혔다.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이만의 환경부장관 앞으로 보내는 엽서 주요 내용


"산은 자연 그대로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동․식물도 마음 놓고 살 것이고 , 사람도 땀을 흘리면서 지리산을 느껴야 합니다. 이 좋은 지리산의 자연을 자연 그대로 보존토록 부탁드립니다"(김씨).

"생태계의 아름다움이 있는 이곳에 자연을 망치는 행위는 반드시 그만둬 주십시오. 우리가 아직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자연의 힘이 아니겠습니까? 반드시 자연을 그대로 유지 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이정숙).

"오랜만에 노고단에 올라왔다. 너무 좋고 파괴되지 않은 환경, 또 걸어서 올라오는 길이 좋았는데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니 환경을 파괴하면서 굳이 설치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나는 결사코 반대 합니다. 지리산이 이대로 였으면..."(이씨).

"7살, 9살 아이와 힘겹게 올라왔다. 7살 아이가 힘들어 하며 중도에 포기도 하고 싶고 화도 났지만 정상에 올라 뿌듯해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 자신의 도전을 기특해하는 모습, 쉽게 갈수 있다면 이 느낌을 느껴보지 못할 것 같다"(장현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정도의 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산에 이런 시설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한심합니다. 자연을 보면서 삶을 생각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전북 군산시 월명동에서).

"사람만 사는 지리산이 아니라 모두가 사는 지리산을 원해요. 저도 장애인이지만 숲과 함께 자연동물들과 함께 천천히 함께 같이 살고 싶어요. NO!!! 케이블카!!"(이용수).

"어머니의 가슴에 못을 박지 말아주세요. 정말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반대합니다. 지리산 케이블카 지워주세요"(박승권).

"포근한 지리산에 웅장한 케이블카는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아요. 느림에 한 발자국씩 떼어가는 것에 편리한 기계를 맡기고 빼앗기고 싶지 않아요"(이언구).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탐방객을 대상으로 엽서쓰기 행사를 벌였다.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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