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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해도 천년 고찰, 심원사에 가다

도장산산행을 포기하고 '심원골'에 숨은 '심원사'를 찾아

등록|2009.08.11 21:08 수정|2009.08.11 21:08

▲ 아름다운 쌍용계곡의 비경 ⓒ 송인웅


경북 문경에 위치한 도장산(道藏山)과 쌍룡계곡을 간다고 해 따라 나섰지만 며칠 전부터 '몸살' 탓인지 온 몸이 쑤시고 아팠다. 가끔 어르신들로부터 들었던 '삭신이 쑤신다'는 말을 처음으로 실감했다. 결국 '도장산' 정상산행은 못하고 '심원사'만 둘러보기로 했다.

도장산산행을 할 대부분의 일행은 화북면 용유리에 떨쳐지고, 기자는 쌍룡휴게소와 쌍룡터널을 지나 용추교에 버스와 함께 도착했다. "몸이 아파 못 올 뻔 했다"며 도장산산행을 마다한 한뫼사랑산악회(cafe.daum.net/hanmaelove) '애플' 회장과 함께 바로 용추교를 건너 '심원사'를 찾아들었다.

▲ 심원사가는 길을 알리는 이정표 ⓒ 송인웅


▲ 심원골 계곡 ⓒ 송인웅


'심원사'는 쌍룡계곡 옆을 따라 오르게 돼 있어 쌍룡계곡의 비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올랐다. 그렇게 쌍룡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니 '심원사'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오고 바로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그러나 오르막이라는 느낌도 잠시, 옆에서 '심원골'을 따라 흐르는 계곡물소리와 우거진 숲의 그늘로 인해 흐르는 땀과 시원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 15M높이의 심원폭포 ⓒ 송인웅


가파른 산길을 따라 1㎞쯤 들어서면 오른쪽 깊은 계곡 아래 15m 됨직한 수직폭포가 나온다. '심원사'를 오고가는 이들을 계곡물에 '풍덩' 뛰어들게 만드는 폭포의 아름다움이 카메라를 들이대게 한다.  

폭포를 굽어보는 데서 서쪽으로 휘도는 숲 터널을 따라 10분쯤 가니 '심원사' 입구를 나타내는 초라하면서도 그런대로 운치가 있는 절에 들어가는 첫 관문인 '일주문'이 나타난다. 거기에 深源寺라고 쓰여진 한자이름과 중간에 그려진 '사천왕'의 그림이 이채롭다.

▲ 심원사 일주문 ⓒ 송인웅


고목풍의 잡목 숲이 절을 감싸고 짙푸른 산마루가 숲 뒤로 병풍을 친 심원사는 대웅전 등 건물이 초라해도 유서 깊은 천년 고찰이다. 법명을 묻는 기자에게 "스님은 이름이 없다"고 거절한다. 주지스님에게 "언제 창건된 절인가?"를 물으니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이다"고 한다. "1958년 화재로 불탄 뒤 1964년에 다시 지었다"는 것. 

▲ 심원사 삼성각 ⓒ 송인웅


▲ 심원사 대웅전 ⓒ 송인웅


▲ 절을 찾는 이들에게 내놓은 얼음넣은 녹차 ⓒ 송인웅


삼성각 뒤의 고목과 창고 같은 건물 앞의 감나무 굵기로 보아 오래된 절터임을 알 수 있다. 절 내에 계곡물이 흐르고 '돼지감자'가 넉넉한 앞뜰과 대조되게 고즈넉한 적막이 흐르는 '심원사'에서 스님이 절을 찾는 이들을 위해 내놓은 얼음물이 든 '녹차'를 마셨다. 터 잡고 공부에 열중하면 너끈하게 장원급제할 것 같은 분위기의 '심원사'를 천천히 들러 본 것만으로도 오늘 산행은 100%만족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제이비에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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