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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에서 흘리는 땀방울, 더위를 잊게 해요

운동에 조금씩 중독되어 가고 있네

등록|2009.08.12 10:06 수정|2009.08.12 10:06

헬스장.. ⓒ 정현순


주루룩 흘러내리는 땀방울, 말 그대로 구슬같은 땀방울이 뚝 뚝 떨어진다. 난 그것이 신기해서 수건으로 닦지 않고 줄 줄 흐르도록 놔두었다. 그리곤 더 많이 흘러도 좋다는 마음으로 러닝머신을 열심히 달린다.  평소 땀이 잘 나지 않아서 난 땀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그동안 난 내 자신의 몸도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헬스를 시작한 것이 한 달 째이다. 작년 스키장에서 팔목 골절 이후 자전거 타기는 물론 이렇다 할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할 수 있었던 것은 걷기 운동이 전부였다. 골절의 후유증은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했다. 깁스를 풀고도 1년이 지나서도 다친 팔을 많이 사용하는 날에는 여지없이 아파 오곤 했다. 몸을 잘 움직이지 않으니 살이 찌는 것도 너무나 당연한 일.

이러다가는 정말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아프던 무릎관절까지 아프기 시작한 것이다. 주부가 아프다는 말을 자주해도 집안 분위기가 좋지 않고 어딘가 모르게 가라앉기도 하는 것 같다. 하여 아파트지하에 있는 헬스장에 등록을 하고 조금씩 몸을 단련하고 있는 중이다.

트레이너가 없는 대신 비용은 아주 저렴하다. 트레이너가 없으니 운동을 잘하는 사람에게 배우기도 하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자신이 알아서 운동을 해야 하는 형편인데 자유로운 분위기가 좋다.  어디서 들은 말이  기억 났다. 근력운동부터 하고 난 후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오래전 헬스클럽을 다녔던 기억을 되살려 근육운동을 시작 했다.

내 몸이 그렇게 굳어졌다는 사실이 나를 새삼 놀라게 한다. 11일도 친구들 모임에 갔다 와서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헬스장으로 갔다. 다른 때 같았으면  그대로 누워 버렸을 것이 뻔한 일이다. 아무도 없는 것이 서툰 운동하기에는 아주 안성맞춤이다. 20분 정도 러닝머신을 하고 있는데 한 중년의 여인이 들어온다.

준비운동도 아주 철저히 하고 운동을 시작한다. 얼른 보기에는  아주 익숙한 것이 잘하는 것같이 보인다. 그는 근력운동을 돌아가면서 한다. 난 그에게 "참 잘 하는 것 같아요" 하니 그는 "저도 이거 시작한지 한 달 정도 되었어요. 운동 잘 하는 사람이 그러는데 근력운동부터 하는 것이 좋고 운동 시작하기 전에는 스트레칭을 꼭 하는 것이 중요하대요" 한다.

난 사실 그때까지는 준비 운동은 하지 않고 대충 몸을 푼 뒤에 러닝머신을 탔다. 그리고 몇가지의 근육운동을 돌아가면서 3~4세트를 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20분 정도 러닝머신을 타고 나면 그날의 운동은 끝이 난다. 그때까지 1시간~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조금씩 운동시간을 늘린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근육운동 횟수를 늘리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그것은 아직 잘 되지 않고 있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할 것 같다.

헬스를 시작하고 5일째 되는 날은 괜스레 꾀가 나서 집을 나서기가 싫었다. 하지만 내 자신과 했던 약속을 생각하면서 얼른 일어나 헬스장으로 향하곤 한다. 그것이 지금은 생활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관절염이라 해서 운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가만히 있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무리한 운동은 안 되지만 자신의 체력을 생각하고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많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무릎이 아프더니 운동을 시작하고 훨씬 부드러워진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날도 1시간 10분 정도 운동을 하고 헬스장을 나섰다. 밖에는 비가 온다. 땀에 젖어 옷이 축축하고 등과 목, 이마에는 구슬 같은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고 몸은 끈적끈적 거린다. 이렇게 많은 땀을 흘려 보긴 생전 처음이다. 정말 신기하다. 나도 이렇게 땀을 많이 흘릴 수 있는 사람이란 것이. 

하여 난 요즘 식구들한테 자랑을 한다. "나도 땀을 그렇게 많이 흘린다고" 하면서. 밤에 잠도 잘 온다. 밤 12시이고 새벽1시까지도 졸렸던 적이 별로 없는데 요즘은 11시만 되면 하품이 나오면서 졸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어선다. 세상 모르고 곯아 떨어진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숙면을 취하지 못했었다. 잠자는 동안 보통 4~5번은 깨기가 일쑤였다. 그러나 숙면을 취하니깐 아침에 일어나면 몸과 마음 모두가 가볍다.

집에 와서 미지근한 물에 샤워를 하고 시원한 얼음냉수를 마시니 더위와 맞장을 떠도 무섭지 않을 정도다. 땀을 한바탕 흘리고 나면 오히려 시원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 맛에 난 운동에 서서히 중독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나도 다음 날부터는 준비 운동, 마침운동을 철저히 해야겠다.

누군가가 운동을 한다는 것은 앞으로 10년 후를 내다 보는 자신에 대한 좋은 투자라고 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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