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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팬클럽, 'SM' 불매운동 나섰다

"불만사항 개선요구 등 기본적 소비자 권리 무시"

등록|2009.08.13 19:55 수정|2009.08.14 08:24

SM 불매운동동방신기 팬클럽 '카시오페아'는 SM 엔터테인먼트의 제작물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 카시오페아


불공정계약 여부를 두고 소속사와 법적투쟁을 벌이고 있는 동방신기 멤버들을 위해 이번에는 80만 카시오페아 회원들이 '칼'을 빼들었다.

SM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각종 콘텐츠에 대해 불매운동에 나선 것.

동방신기 팬클럽 카시오페아는 12일 인터넷에 발표한 안내문에서 "8월 16일로 예정됐던 'SM TOWN LIVE 09'가 SM의 일방적인 무기한 연기로 사실상 취소되었다"며 'SM 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카시오페아는 이 글에서 "SM 측에서는 세 멤버의 가처분 신청(전속계약 효력정지)과 상관없이 이번 공연을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고, 동방신기도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출연하겠다고 여러 차례 입장을 표명했지만, SM 측이 이 상태로는 소속 가수 간 단합된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이유로 공연 일주일 전 돌연 콘서트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SM 측이 소송을 제기한 세 멤버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콘서트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는 것이다. 팬들은 "이로 인해 국내 팬뿐 아니라 표를 예매했던 일본, 중국 등 아시아 등지의 팬들이 티켓과 차 대절, 숙소, 항공권 등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팬들은 이어 "SM은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팬이라는 특수성을 이용해 제품의 퀄리티나 내용보다는 다수의 제품 출시에 치중하고 유사 콘텐츠를 반복 사용하여 출시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왔다"고 꼬집었다.

특히 "(SM은) 소비자 불만사항에 대한 개선요구를 무시하는 등 기본적인 소비자 권리를 무시해 왔다"며 "기획사이기 이전에 생산자로서 소비자에 대한 책임의무를 다하지 않을 시 소비자는 소비거부를 행할 수 있고, 책임 불이행에 대한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팬들은 "▲ 티켓을 구입한 소비자들에 대한 기초적 배려도 없이 일방적으로 콘서트를 연기하여 소비자를 우롱한 점 ▲ 이미 여러 차례 소비자들에게 적절치 못한 대우로 항의를 받아왔으나 시정된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점 ▲ 소비자의 중요 구매요인인 동방신기에 대한 부당한 대우로 팀 존폐 여부마저 흐리게 만들었다는 점 등에 의거하여 SM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불매운동의 대상 품목은 SM에서 발매됐거나 발매 예정인 앨범 및 화보집, DVD, 굿즈 등 라이선스를 포함한 모든 물품이다. 또 벨소리와 컬러링, BGM 등 음원서비스와 SM이 운영하는 외식업체 등도 포함되었다.

"큰 용기를 낸 동방신기를 응원합니다" ... 불공정계약 반대 서명운동 확산

팬들은 이 글에서 동방신기 공식 팬클럽인 '카시오페아'에 대한 부적절한 대우와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멤버들의 전속계약 조항이 안고 있는 부당성을 조목조목 조명하기도 했다.

특히 계약서 제9조(이익금의 분배 - 음반) 제2항 '피신청인(SM)이 제작한 2차적 편집물(라이브음반, 베스트음반, 옴니버스음반, 기타 모음집 등)에 의한 수익은 모두 피신청인의 소유로 한다'는 조항에 대해 "지금까지 발매된 아시아투어라이브앨범 3장, SM TOWN 앨범 5장, OST 참여앨범 5장 등은 수익이 전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카시오페아는 동방신기 응원과 음반구매 촉진을 위한 팬덤 규모의 운동(동방데이, 동방위크: 특정일을 음반구매일로 지정)을 추진해 왔으며, 유사 콘텐츠를 리패키지로 발매하는 SM의 행동을 눈감아 왔다. 그러나 의도와 다르게 소속사만 이득을 취하는 부당한 수익배분구조를 알게 된 이상 이와 같은 소비 형태를 유지할 생각이 없다"고 압박했다.

실제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팬들 사이에서는 13일 출시된 'ALL ABOUT 동방신기 시즌3 DVD'의 사전예약을 취소하거나 구입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등 술렁이고 있다. 일부 팬들은 "무심코 산 앨범의 수익이 과연 누구에게, 어떻게 쓰일지 한번만 생각해 달라"며 불매운동에 힘을 싣고 있다.

팬들은 "동방신기에게는 아티스트로서의 꿈이 있으며, 그들을 지지하는 우리에게도 그 꿈은 중요하다"면서 "전속계약 기간인 13년 동안 동방신기가 아티스트로서의 꿈을 이루기보다는 SM의 수익창출을 위한 도구로 소모되고 비전 또한 바랄 수 없게 된 현실에서, 우리는 더 이상 SM의 절대적인 소비자가 되어줄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팬들은 또 "계약조항 시정요청에 대해 금전적인 문제만 부각시켜 언론에 노출시킴으로써 아티스트의 이미지 실추를 유발하고, 본질적 문제인 비인간적 불공정계약에 대한 초점을 흐리게 하는 SM의 부적절한 대처에 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팬들은 "1)생산자로서 소비자에 대한 책임 이행 및 처우 개선 2)기획자로서 소속 아티스트와의 부당한 계약조항이 시정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이 '불길'이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는 SM의 불공정계약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 서명은 서울중앙지법, 국가인권위원회, 서울지검 등의 기관에 일괄 제출될 예정이며, 해외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또 21일 1차 심문기일을 앞두고 SM의 부당대우를 반박하는 신문광고를 위한 모금운동도 벌이고 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슈퍼 아이돌그룹과 소속사 간의 불공정계약을 두고 촉발된 논란에 거대 팬클럽이 가세하면서 과연 '동방신기 사태'가 어떠한 결말을 맺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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