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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균비누 지급해 귀가시켰는데"...신종플루 첫 사망자

태국 여행 다녀온 56세 남성, 사망 원인은 폐렴 합병증...'부실 방역' 논란일듯

등록|2009.08.15 16:18 수정|2009.08.15 16:46

▲ 15일 오후 보건복지가족부 브리핑실에서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김도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신종인플루엔자 사망자가 나왔다. 게다가 증상이 나타난 지 6일만에 신종플루 감염자로 최종 확진을 받았고, 처음 진료를 받았던 보건소에서는 마스크와 항균비누를 지급해 귀가시켰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중앙인플루엔자 대책본부는 "경남에 거주하는 56세 남성 환자가 태국 여행 후 신종인플루엔자(H1N1)에 감염되어 발생한 폐렴 합병증(패혈증)으로 15일 오전 8시 30분경 사망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신종인플루엔자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이 환자가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직장 동료들과 태국여행을 다녀온 뒤 발열 등 감염증세가 나타났고 평소 건강했다는 주위의 말을 종합, 신종인플루엔자가 직접적인 사망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환자는 귀국 사흘 뒤인 8일 발열 증상으로 보건소를 방문했고, 9일부터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4일에서야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본부장은 "당시 보건소는 환자의 체온이 37.7℃로 신종플루 기준점(37.8℃) 이하인데다 호흡기 증상이 없어 진행경과를 관찰키로 하고 보건교육을 한 뒤 N95 마스크, 항균비누를 지급해 귀가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환자는 9일 지역병원 응급실을 통해 세균성 폐렴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해왔고, 10일에는 증세가 더욱 악화,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중증 세균성 폐렴 진단 아래 중환자실에서 기계호흡 및 항생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12일 의료진이 원인규명을 위해 검체를 채취, 검사한 결과 인플루엔자 A형 양성 반응을 보여 타미플루 투약이 시작됐다. 최종 신종플루 양성반응은 14일에서야 확인되었다. 증세가 나타난 지 6일 뒤에야 신종플루 감염자로 판정된 것이다.

결국 항바이러스제 투여에도 불구, 환자는 15일 아침 패혈 증세를 보인 끝에 숨졌다. 이 본부장은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본부장은 "태국을 같이 여행한 동료 및 환자 가족에게서 추가 감염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에 대해서는 예방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고 발열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인플루엔자 대책본부는 최근 신종인플루엔자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종인플루엔자 발생지역을 여행하는 사람은 여행시에 손씻기 등의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귀국 후 7일 이내에 고열,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 발생시에는 보건소에 신고하도록 당부했다.

8월 15일 현재 국내에서 발생한 신종플루 환자는 모두 2,032명이며, 이중 402명이 자택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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