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개교 100년은 지역의 자랑"

전남 화순동복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

등록|2009.08.15 17:55 수정|2009.08.18 17:30

▲ 개교 100주년을 맞은 화순 동복초등학교. 15일 기념식을 한 교정에 만국기가 내걸렸다. ⓒ 이돈삼




남도땅, 화순군 동복면을 생각하면 가수리가 먼저 떠오른다. 목장승 2기가 오롯이 서 있는 마을이다. 돌로 만든 게 아니어서 비바람에 색이 벗겨지고 패이기도 해 겉보기에 볼품은 없다. 하지만 치켜 든 눈과 날카로운 이빨은 보는 이의 소름까지 솟게 한다. 천하의 발칙한 귀신이나 나쁜 병도 감히 들어오지 못할 무서운 표정이다.

이 장승을 뒤로 하고 한참 가다보면 높다란 솟대가 서 있다. 마을사람들은 이 솟대를 '짐대'라 부른다. 마을 밖을 향해 앉아있는 솟대의 나무오리는 마을의 물막이 구실을 하고 있다. 옛날 앞산이 뾰족한 불꽃모양이어서 마을에 불이 자주 나자, 이를 막기 위해 세운 것이다.

이 목장승과 솟대를 자긍심으로 여기며 살아온 화순 동복에 자랑거리 하나가 더해졌다. 동복초등학교가 개교 100주년을 맞은 것이다. 이 학교 출신 동문과 지역주민들은 동안 기념사업단을 꾸리고 기념비를 세우고 역사관을 만드는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해 왔다.

▲ 15일 오전 화순동복초등학교에서 열린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장환 전남교육감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이돈삼



▲ 15일 열린 화순동복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장환 전남교육감 등이 기념비 제막을 하고 있다. ⓒ 이돈삼




기념식은 15일 오전 본교 교정에서 김장환 전남교육감과 전완준 화순군수, 공부철 교장을 비롯 동문과 지역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 100년을 딛고 새로운 100년으로 도약을'이라는 구호로 열린 기념식은 한천농악, 꼭두각시, 태권무 등 재학생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개교 100주년 영상 상영, 기념비 제막, 역사관 개관, 동문축제 한마당 등으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김동현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단장은 "동복초등학교는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려 전남도교육청 생태체험 연구학교로 지정돼 농산물 가꾸기에서 수확까지 다양한 생태체험 학습장을 운영하는 등 경쟁력 있는 학교로 변신하고 있다"면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동복초교는 우리들만의 자부심이 아닌 지역민들의 역사적 가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5일 열린 화순동복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서 재학생들이 꼭두각시 공연을 하고 있다. ⓒ 이돈삼



▲ 15일 열린 화순동복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장환 전남교육감 등 내빈과 동문, 재학생 등이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 이돈삼




지난 1909년 8월, 2학급 50여 명의 학생으로 문을 연 화순동복초등학교는 한때 분교를 2곳이나 두며 21학급에 1000여 명의 학생수를 자랑하면서 동안 91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지금은 도시화 물결과 꾸준한 이농현상 등으로 위축돼 6학급 47명의 재학생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 학교 64회 졸업생 이영기(전남도청 공보실)씨는 "극심한 이농현상으로 농촌지역의 학교가 하나 둘씩 없어지고 있어 마음속 고향이 사라져가는 것만 같아 가슴 아프다"면서도 "동복초등학교가 지금까지 없어지지 않고 이렇게라도 자리를 지켜온 것은 1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 화순동복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역사관에 전시된 졸업증서와 졸업장, 통신표, 상장. 기념식에 참가한 동문들의 추억샘을 자극했다. ⓒ 이돈삼



▲ 15일 화순동복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동문들이 '개교 100주년 기념 역사관'을 둘러보고 있다. ⓒ 이돈삼



▲ 15일 화순동복초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한 동문들이 개교100주년 역사관에 새겨진 졸업생 명단을 살펴보며 자신들의 이름을 확인하고 있다. ⓒ 이돈삼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