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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도시 송도에는 멸종위기 저어새의 미래 없다

인천의 마지막 갯벌마저 매립하려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등록|2009.08.16 14:37 수정|2009.08.16 14:37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저 '먼어금'이라 불리웠지만, 인간들의 탐욕과 어리석음 때문에 마지막 갯벌이 되어버린 송도. 검은머리갈매기, 노랑부리저어새, 노랑부리백로, 매, 넓적부리와 물수리, 알락꼬리마도요, 민물도요, 쇠오리, 흰죽지, 말똥가리, 뒷부리장다리물떼새, 흑꼬리도요, 큰기러기 등이 서식하는 송도.

▲ 저어새가 번식하고 있는 남동유수지 인공섬 ⓒ 이장연




그 송도의 갯벌은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간 갯벌의 생물다양성과 생산성, 오염정화기능, 홍수 및 태풍피해 감소 기능 및 수산물 공급처로 그 소중한 가치가 인정받지 못해, 인천 연안의 갯벌은 소리소문없이 무차별적으로 매립되어 왔고 송도갯벌도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이란 이름하에 사라져왔습니다.

인천의 갯벌은 강화도 갯벌과 영종갯벌, 김포갯벌, 남동갯벌, 송도갯벌로 나뉘어지는데, 강화갯벌은 현재 조력발전소 건설이 추진중이고, 영종 갯벌은 이미 인천공항 건설로 사라졌고, 김포갯벌은 1980년대 33개의 섬을 없애고 매립해 현재의 수도권매립지와 청라매립지를 만들었습니다.

▲ 송도갯벌을 매립해 콘크리트 도시를 만들고 있다. ⓒ 이장연




남동갯벌은 1985년부터 남동공단 부지가 되었고, 멸종위기종 저어새가 번식하고 있는 송도갯벌은 1994년 신도시 건설로 매립이 시작되었고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대규모 매립이 시작돼 1공구부터 10공구까지 매립이 끝났거나 매립계획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지금 현재 송도갯벌에서 남은 곳이라곤 11공구 예정지뿐이지만, 이곳도 매립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미래도시'란 허황된 이름으로 해외부동산 투자사와 국내 건설사들의 개발이익만을 보장해 주는 방식으로 땅장사를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7일 개막한 '2009인천세계도시축전'도 시재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인천시의 막개발 진원지인 경제자유구역을 선전-전시하는 장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 폭염 속에서 멸종위기종 저어새를 지키는 사람들 ⓒ 이장연




▲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선전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인천세계도시축전 행사장 인근 고층빌딩 공사현장 ⓒ 이장연




이런 송도에서 사람들의 발길을 피해 남동유수지 인공섬까지 날아온 천연기념물 저어새의 번식과 서식이 점차 불가능할 것은 불보듯 합니다. 지금껏 저어새는 강화도 주변의 유도, 요도, 비도, 석도, 수리봉, 각시바위, 수하암 등에서 번식한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접근이 어려운 무인도에 알을 낳고 기르는 저어새의 보금자리에 사람들이 다가오면서, 수리봉의 경우 최근에는 번식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갯벌매립에 따른 '뻥튀기' 경제효과를 떠벌리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대체서식지와 갯벌의 일부분을 남기겠다고 해도, 미래의 송도에서 저어새와 수많은 갯생명들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란 말입니다.

▲ 저어새를 인형으로 밖에 볼 수 없을지 모른다. ⓒ 이장연




▲ 인천의 마지막 갯벌까지 매립하려는 인천경제자유구역 ⓒ 이장연




이에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지난 6월 4일, 멸종위기종 저어새의 보호대책과 송도갯벌 매립계획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갔고 두 달 넘게 남동유수지 인공섬의 저어새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반환경' 인천시는 인천세계도시축전 행사의 하나로 '세계환경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저어새의 하나뿐인 서식처마저 빼앗는 환경파괴-막개발을 멈추지 않고, 뻔뻔하게 '환경-생태-자연'을 논한 것입니다.

그래서 갯벌이 사라진 미래의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에서 저어새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합니다.

▲ 미래의 송도에 더 이상 저어새는 방문하지 않을지 모른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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