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엔 용기 못 보여줘" VS "그에게 빚진 민주주의"
조갑제와 진중권의 엇갈린 DJ 평가
▲ 조갑제닷컴 ⓒ 화면캡처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18일 "고 김대중씨는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 맨주먹으로 맞섰던 사람이지만 그런 불굴의 용기를 희대의 학살자 김정일 앞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시사평론가 진중권씨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우리가 누려온 민주주의의 상당 부분을 그에게 빚지고 있다"고 평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어서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역사적 위상을 설정하는 기준으로 ▲ 6·15선언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왔는지, 아니면 핵폭탄을 가져왔는지 ▲ 6·15선언이 한민족의 통합을 가져왔는지, 분열을 가져왔는지 ▲ 6·15선언이 자유민주 체제를 강화시켰는지, 약화시켰는지 ▲ 6·15선언이 한미동맹을 강화시켰는지, 약화시켰는지 ▲ 6·15선언이 북한 동포·국군포로의 인권을 향상시켰는지, 약화시켰는지 ▲ 6·15선언이 헌법의 敵(적)을 강화시켰는지, 약화시켰는지 ▲ 6·15선언이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증진시켰는지, 후퇴시켰는지 등 7가지를 제시했다.
조갑제 "DJ, 선동적 설득 앞세웠다"
조 전 대표는 또 "그(김 전 대통령)는 박정희에 의한 유신선포 직후 일본에서 망명생활을 하면서 북한 정권의 조종을 받는 재일인사들과 손잡고 반국가단체인 한민통을 만들었다. 그가 사형선고를 받은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고 김대중씨는 이승만과 함께 대중을 권력의 기초로 보았던 대중정치인"이라며 "이승만은 대중을 계몽·교육함으로써 한민족의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김대중씨는 계몽보다는 선동적 설득을 더 앞세웠다는 비판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조 전 대표는 지난 17일 오후 문화일보 홀에서 '조갑제 기자의 현대사 강좌'에서 "인류 역사상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에서 김대중과 노무현 같은 사람이 나타난 경우는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특이한 것은 그런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면서도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도 특이하고 두 번째는 김대중과 노무현이 그 관계로 검찰의 조사를 받지 않은 것도 특이하다"고 밝혔다.
진중권 "기어이 남북정상회담 성공시킨 신념"
반면, 시사평론가 진중권씨는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진씨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글자 그대로 '인물'"이라며, "독학으로 수만 권의 책을 읽고, 여러 차례 사형선고를 받고, 그때마다 다시 일어서고... 십 년 동안 '빨갱이' 소리에 시달려가면서도 기어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그 의지와 신념...하지만 자연의 섭리 앞에서는 그도 한 명의 인간인가 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공도 있고, 과도 있겠지만, 우리가 누려온 민주주의의 상당 부분을 그에게 빚지고 있지요"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서유진 기자는 오마이뉴스 10기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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