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추모하는 다음 <VIEW> 누리꾼들 글. ⓒ 다음 <VIEW>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권에서는 투옥, 망명, 납치, 가택연금을 당했다. 전두환 정권때는 사형선고를 받았고, 미국으로 망명했다. 1985년 귀국 후 54차례에 걸쳐 186일 동안 전두환 정권은 그를 가택연금시켰다.
부당한 일을 자행한 군사독재정권은 무너졌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외쳤던 그는 대한민국 15대 대통령이 되어 한반도 평화에 이정표를 세웠다. 역사는 불의가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정의가 승리함을 김대중이 걸어온 삶을 통하여 증명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많은 누리꾼들이 애도하고 있다. 많은 글들을 올리고 있다. '세상을 보는 열린창'인 다음 <VIEW> 정치 채널에는 수많은 누리꾼들의 글을 볼 수 있다. 그 중 '김00'이 쓴 김대중 대통령-이제 감금없는 세상에서 사세요라는 글이 눈에 띈다.
그는 "군부의 폭력이 일상적인 규율의 법으로 자리하던 그 때, 사자후를 토하며 이 땅의 민중들과 함께 저항했던 한 정치인이 오늘 서거했다"며 애통해했다. 그리고 "군부에 대해 쓴 소리를 하던 기자와 지식인들에게 재갈을 물리던 시대의 악행은, 지금도 인터넷 공간에서 자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가 견디야 할 치욕의 역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감내해야 했던 78일간의 감금의 시간이 아닐 것이라"면서 "부디 이제 김대중 대통령-이제 감금없는 세상에서 사세요"라고 했다.
맞다. 민주 선거로 당선되었고, 군인이 총칼로 무장하지 않고 경찰이 곤봉과 방패, 테이저건으로 시민을 폭행하는 시대이다. 군인들이 방송사를 장악하지 않았지만 자신들 논리를 대변해주는 이들을 경영진과 이사진으로 채워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 어떤 방송은 그 논리에 충실한 대변자가 되어가고 있다. 새로운 방법의 감금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난 13일 폐렴 증상으로 입원하는 바람에 하지 못한 주한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초청연설문 <9.19로 돌아가자>를 읽었다는 '밥이야기'는 "당신을 맞으면서 흘린 눈물을 뒤로 하고, 오늘 이제 당신을 보내면서 가슴 아파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며 "세상일 알다가도 모를 일, 한 해에 민주와 참여 정부를 이루어 내었던 두 전직 대통령이 서거하다니, 민주주의와 통일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마당에"라면서 김 전 대통령 서거를 안타까워했다.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힘썼던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을 한꺼번에 잃은 충격은 상당히 크다. 독재와 독재와 손잡았던 이들은 아직도 살아있는데 민주주의를 위해 힘썼던 이들이 먼저 가버리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시민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밥이야기'는 말한다. "당신의 마지막 연설문 제목처럼 '9월 19일로 돌아갈 날'을 뒤로 하고 당신이 바라던 통일, 그 언제가 당신이 뿌린 씨앗이 줄기를 내고 꽃을 피워 낼 것입니다. 겨울을 이겨 피운 인동초처럼. 부디 잘 가십시오"라고 했다.
다 이루지 못했지만 뿌린 씨앗이 줄기를 내고 꽃을 피우는 그 일은 이제 살아남은 자들인 우리가 할 것이라고 했다. 이것이 먼저 간 두 전직 대통령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다. 우리는 그 분들이 남긴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꽃피우고, 열매를 맺게 해야 한다.
'CAFRA'는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흘린 눈물을 떠올리면서 "김대중 대통령님 왜 마지막에 눈물을 흘리셨나요"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께서 마지막에 흘리신 눈물의 의미도 간직하겠습니다. 평생을 바쳐 이룬 민주주의가 무너지는데 건강이 좋지 않아 아무것도 하실 수 없다고 하신그 말씀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고 했다.
육신의 건강도 좋지 않았지만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심장은 무너졌다. 그의 인생의 전부가 무너지기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삶을 다 바쳤는데 1년 반 만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가 겪은 상심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도 자기와 같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이에 의해서 무너지는 것은 더 힘들었을 것이다.
건강이 좋지 않아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한 그 말을 우리가 어찌 잊을 것인가. 잊지 말아야 한다. 가슴에 간직하고,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싸워야 한다.
그는 더 이상 감금없는 세상으로 갔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감금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말하는 자유를 박탈당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생존권까지 위협받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감금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한다. 이것이 그를 보내는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이요, 자세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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