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노와 DJ는 닮은꼴', 필리핀도 애도
필리핀 언론 "민주주의의 승리자" 김 대통령 서거 소식 보도
코리(얼마 전 운명을 달리한 필리핀 전 대통령 코라손 아키노의 애칭)를 상징하는 노란 깃발이 메트로 마닐라의 곳곳에서 아직도 휘날리고 있다.
코 앞으로 다가온 필리핀 대선에는 여러 후보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라모스나 에스트라다 등 전직 대통령의 이름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헌법 개정을 통해 차기 대선에서도 어떻게든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글로리아 아로요 현 대통령에 대한 눈초리도 그리 곱지 않은 현재의 필리핀.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기에 이제 그런 소리가 나와도 으레 '그렇구나…'라고 생각하는 필리피노들은 이런 상황 때문이지 대선에서 그리 큰 희망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비교적 깨끗하고 순수했던 코리의 발자취를 그리워하는 이들은 오늘도 자신의 차와 집에 걸려있는 노란색 깃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곳을 살아가는 수만의 한인들 중 2002년 노무현의 노란색 깃발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거리를 거닐 때마다 한 편으로는 향수에 젖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비통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필리핀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졌다. 사실 인간 김대중의 삶은 코리의 남편이었던 아키노 전 상원의원의 삶과 비슷한 점이 많다.
필리핀의 독재자 마르코스, 그의 독재에 저항하며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냈던 아키노 전 상원의원은 필리핀 민주화의 신호탄이 되었지만 미국 망명길에 올랐다 돌아오는 길, 공항에 내리자마자 암살되는 비극적인 운명을 맞는다. 그리고 그의 행보는 필리피노들의 가슴에 깊숙히 각인되어 무혈혁명(People PowerⅠ)을 이끌어내게 되고, 그의 부인 코리는 필리피노들에 의해 대통령에 추대되어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다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코리가 가는 마지막 길에 남긴 메시지다.
"1986년 아키노 부부가 이루어낸 무혈혁명은 세계 곳곳에서 민주화를 열망하는 이들을 격려하기에 충분했고, 1987년 한국의 민주화 항쟁 역시 이들의 영향을 받았다."
이렇듯 이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양국 민주주의의 산실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또한 생전 이들은 각자의 나라에서 독재에 대항하다가 신변의 위협을 느껴 미국에서 함께 망명 생활을 한 동지로서 교우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필리핀 언론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까?
필리핀 방송 ABS-CBN의 '데이트라인 필리핀'(Dateline Philippines)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리켜 "세계정상들이 민주주의의 승리자라 일컫고 있다"며 "반기문 UN 총장, 오마바 미국 대통령,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세계의 지도자들의 그의 죽음을 추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방송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는 광경,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당시 영정 앞으로 휠체어를 타고 가는 광경, 학창시절 모습 등을 영상자료로 함께 보도했다.
일간지 마닐라 불레틴(Manila Bulletin)은 19일자 국제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며 서거 소식을 전했다.
"그는 (한국의) 독재자 박정희에 격렬하게 대항하다가 1973년 8월 도쿄의 한 호텔에서 납치를 당한다. 그 후 험난한 과정을 거쳐 살아남은 그는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대통령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노벨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또 다른 필리핀의 일간지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Philippine Daily Inquirer)는 같은날 국제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재임기간동안 햇볕정책을 통해 북한과의 화해를 도모했다"며 "그의 후계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의 햇볕 정책을 유지했고, 그 다음 취임한 보수정권은 북의 핵무장 해제를 돕기로 약속했다"며 AP의 뉴스의 일부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각종 언론보도를 지켜본 많은 필리피노들은 노벨상을 탄 위대한 사람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억한다. 그리고 코리를 여전히 잊지 못하듯, 그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그 연장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다.
코 앞으로 다가온 필리핀 대선에는 여러 후보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라모스나 에스트라다 등 전직 대통령의 이름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헌법 개정을 통해 차기 대선에서도 어떻게든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글로리아 아로요 현 대통령에 대한 눈초리도 그리 곱지 않은 현재의 필리핀.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기에 이제 그런 소리가 나와도 으레 '그렇구나…'라고 생각하는 필리피노들은 이런 상황 때문이지 대선에서 그리 큰 희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필리핀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졌다. 사실 인간 김대중의 삶은 코리의 남편이었던 아키노 전 상원의원의 삶과 비슷한 점이 많다.
필리핀의 독재자 마르코스, 그의 독재에 저항하며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냈던 아키노 전 상원의원은 필리핀 민주화의 신호탄이 되었지만 미국 망명길에 올랐다 돌아오는 길, 공항에 내리자마자 암살되는 비극적인 운명을 맞는다. 그리고 그의 행보는 필리피노들의 가슴에 깊숙히 각인되어 무혈혁명(People PowerⅠ)을 이끌어내게 되고, 그의 부인 코리는 필리피노들에 의해 대통령에 추대되어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다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코리가 가는 마지막 길에 남긴 메시지다.
"1986년 아키노 부부가 이루어낸 무혈혁명은 세계 곳곳에서 민주화를 열망하는 이들을 격려하기에 충분했고, 1987년 한국의 민주화 항쟁 역시 이들의 영향을 받았다."
이렇듯 이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양국 민주주의의 산실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또한 생전 이들은 각자의 나라에서 독재에 대항하다가 신변의 위협을 느껴 미국에서 함께 망명 생활을 한 동지로서 교우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필리핀 언론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까?
필리핀 방송 ABS-CBN의 '데이트라인 필리핀'(Dateline Philippines)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리켜 "세계정상들이 민주주의의 승리자라 일컫고 있다"며 "반기문 UN 총장, 오마바 미국 대통령,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세계의 지도자들의 그의 죽음을 추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방송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는 광경,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당시 영정 앞으로 휠체어를 타고 가는 광경, 학창시절 모습 등을 영상자료로 함께 보도했다.
▲ 필리핀 일간지 마닐라 불레틴(Manila Bulletin)에 실린 김 전 대통령 서거 기사 ⓒ 마닐라 불레틴
일간지 마닐라 불레틴(Manila Bulletin)은 19일자 국제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며 서거 소식을 전했다.
"그는 (한국의) 독재자 박정희에 격렬하게 대항하다가 1973년 8월 도쿄의 한 호텔에서 납치를 당한다. 그 후 험난한 과정을 거쳐 살아남은 그는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대통령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노벨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 필리핀 일간지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Philippine Daily Inquirer)에 실린 김 전 대통령 서거 기사 ⓒ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
또 다른 필리핀의 일간지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Philippine Daily Inquirer)는 같은날 국제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재임기간동안 햇볕정책을 통해 북한과의 화해를 도모했다"며 "그의 후계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의 햇볕 정책을 유지했고, 그 다음 취임한 보수정권은 북의 핵무장 해제를 돕기로 약속했다"며 AP의 뉴스의 일부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각종 언론보도를 지켜본 많은 필리피노들은 노벨상을 탄 위대한 사람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억한다. 그리고 코리를 여전히 잊지 못하듯, 그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그 연장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casto와 푸타파타의 세상바라보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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