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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환한 공사장, 에너지 절약하자면서 뭐지

본관 리모델링 현장, 일부 BIS·버스정류장 새벽도 불야성

등록|2009.08.19 16:17 수정|2009.08.20 11:37
제6회 에너지의 날(19일)을 맞이해 울산 지역 공공부문 에너지 낭비 실태를 보도해 시민들의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자 한다.<기자주>

울산시가 '녹색성장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에너지 절약을 3대 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지만 새벽 시간대에 울산시청 본관 리모델링 공사현장의 형광등, 일부 BIS, 버스정류장 광고판 등이 가동되고 있어 에너지 낭비의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18일 오전 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울산 시내를 점검해 본 결과 울산시청 본관 리모델링 공사현장 2~4층에는 형광등 905개가 새벽 3시 29분까지 켜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층별로 켜진 형광등 개수는 △2층 1실 174개 △2층 2실 42개 △3층 1실(오른쪽) 66개 △3층 2실(왼쪽) 53개 △3층 3실(후문 방향) 28개 △4층 1실 270개 △5층 1실 136개 △5층 2실 136개로 각각 나타났다.

당시 2~4층에는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인부도 없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본관 리모델링 공사현장 형광등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새벽 3시께까지 켜져 있었다.

주민 A(54·신정2동)씨는 "밤마다 시청 앞 광장에 놀러왔는데 최근 3일 동안 매일 불이 켜져 있었다"고 주장하며 "공사를 하지도 않으면서 불을 왜 켜놓는지 모르겠다, 역시 시는 예산이 많고 남아도는구나 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 사무실 관계자는 "형광등 테스트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시공사 관계자는 "야간에 작업을 하기 위해 켜놨다"고 변명했다.

이밖에도 리모델링 공사현장에는 업무용 컴퓨터가 설치돼 있지 않지만 3층에는 서버 7대 가량이 가동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공업탑 인근 BIS(버스정보시스템) 2개는 이날 새벽 1시 20분까지 켜져 있었다. 서여자중학교 앞 BIS도 새벽 4시 14분까지 불을 밝히고 있었다.

BIS 시스템을 관리하고 있는 울산시 관계자는 "최근에 세팅하면서 자동으로 꺼지게 설정했다"며 "기능보완을 위해서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면서 기능이 풀린 것 같다"고 답변했다.

BIS 시스템 1개당 한달 전기세는 5천원으로 시가 납부하고 있다.

달리2길 인근 2개 버스정류장 광고판은 이날 새벽 1시 20분까지 꺼지지 않은 채 불을 밝히고 있었다.

1곳은 울산시내버스 노선 안내도, 다른 1곳은 울산 관련 홍보물 등이 설치돼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무거동 대학로에 전기 인입 공사한 곳이 있다. 그곳은 자동으로 꺼지게 돼있다"며 "자동으로 꺼지게 교체를 하고 있는데 일부에는 자동으로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1달에 전기세가 얼마 들어가느냐"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국무총리실이 올해 7월 7일 전국 공공기관에 하달한 '공공기관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지침'은 "공공기관부터 에너지절약을 선도하여 범국가적 절약 분위기 제고해야 한다"(제2조1호), "(공공기관은) 에너지관련 예산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제2조2호)고 각각 규정하고 있다.

해당 지침은 강제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점검한 결과 허위실적 보고, 저조한 지침이행 실적 등이 확인될 경우 지식경제부가 국무총리실과 협의해 경영평가기관에게 통보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울산광역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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