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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광 김대중 전 대통령 영전에...

고달픈 삶을 사신분 곁엔 못난 국민들만 있어서 죄송 극락왕생하소서

등록|2009.08.19 17:52 수정|2009.08.19 17:52
인동초 후광김대중 선생 영전에

우리 역사만큼이나
고달픈 인생을 살아오신 분,

이 나라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어내기 위해 나신 분,
이 나라 민주 역사를 다시 쓰신 분,
이 나라의 분열을 애달파 하시다가 가신 분,
민족의 재결합을 위해 몸 바쳐 오신 분,
이 민족의 역사에 먼 앞날을 열어 내신 분,
지방색의 희생물로 그 거룩한 삶을 살아오신 분,
수많은 비난과 험악한 험담, 악담에도 끄떡없으신 분,
수많은 사람들의 질시의 표적이 되었던 분,
명을 다한 순간까지도 험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분,
명예를 얻고도 질시의 험담이 끊이지 않는 분
명예의 노벨상을 받는 순간도 자국민의 방해를 받았던 분

당신의 앞에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지역감정으로 똘똘 뭉친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한 걸음 앞선 생각도 못 알아보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어려움을 이겨내어도 욕만 하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재산을 탐내고 헐뜯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뭉칫돈 숨겨 두었다고 의심하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수많은 지식도 색안경으로 보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민족 통일론도 공산주의라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불쌍한 동포 돕기도 비난하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민족통일 위한 정책도 몰라주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햇빛정책을 공산당이라 부르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의 후퇴 걱정을 분열획책이라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문제를 풀고 가라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심지어 감춰둔 돈 내놓고 가라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운명하시는 순간 [축하한다] 비난을 퍼붓는 못난 국민들만 있었습니다.

운명의 짐 벗어 던지고
걱정 없는 세상으로 극락왕생 하시기를

더 이상 다툼으로 적들이 들끓는 세상에 살지 마시기를
이 세상 모든 이에게 축복 받는 세상에 태어나시기를
영원히 이 나라 같은 옹졸한 이웃이 없는 세상에 나시기를
늘 남을 헐뜯는 악취미를 가진 사람들 없는 세상에 나시기를
더 이상 지역감정으로 다투지 않는 세상에 나시기를
환한 태양처럼 빛나는 세상에 나시기를
북한 동포들처럼 불쌍한 사람들이 없는 세상에 나시기를
일편단심 당신을 헐뜯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없는 세상에 나시기를
세상을 떠나는 슬픈 날에 고소해 하는 사람들 없는 세상에 나시기를
죽음을 앞에 두고 좋아하는 인간 말종 없는 세상에 나시기를

자기 자신의 인격은 자신의 행동으로 증명 하는 것이라는데 이 착잡한 분위기에도 축배를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말종들이 들끓는 세상을 살아  오신 당신의 영전에 순결한 국화 한 송이를 바치렵니다.

2009.08.18. 22: 25'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개인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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