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역사적인 나로호 발사를 보려고 했는데...

나로호 발사를 보기위하여 고흥에 가다

등록|2009.08.21 21:10 수정|2009.08.21 21:10
19일 오후, 우리는 역사적인 나로호의 발사를 보기 위하여 고흥군 영남면 유천리 용바위라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벌교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친구가 준비해온 술과 안주거리로 술 한 잔 나누면서 5시에 나로호가 발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5시가 되어도 저 멀리 바다저편으로 나로호가 발사되는 불빛조차 보이지 않았다. 우리 일행 중에 라디오가 있는 사람이 없어서 나로호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우리 옆에 자리를 잡았던 광주 사람들이 집에 전화를 해 보더니 나로호 발사가 연기되었다는 것이다. 이 곳까지 나로호의 발사를 보기 위하여 왔는데 사람들은 실망의 빛이 역력했고 나 또한 실망이다.

바다건너 희미한 나로호발사대가 있다는 산우리는 나로호의 발사대를 보기 위하여 나무를 헤치고 보기좋은 전망을 만들었다. 발사대까지는 너무 멀어 발사될때의 불빛이라도 보기를 바랐다. ⓒ 조갑환



19일 오후, 벌교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개인택시를 하는 친구의 개인택시를 타고 고흥에 왔다. 고흥으로 가는 국도에는  나로호의 발사를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여러 곳에 붙어 있었다. 그리고 교통량이 엄청나다. 이 도로가 평소에는 교통량이 그리 많지 않은 도로인데 고흥으로 가는 차들이 도로에 꽉 찼다. 그만치 우리 국민들이 나로호의 발사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고흥과역을 지나쳐서 영남면으로 빠졌다. 고흥은 아직 개발이 덜 되어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었다. 넓은 들과  야트막한 산들, 동해처럼 깨끗한 쪽빛 바다가 있는  참으로 아름다운 고장이다. 조금 가니 정상부근이 올록볼록한 보기에도 신비한 바위산이 보였다. 저 산이 고흥의 유명한 팔영산이란다.

영남면의 바닷가가 가까워지니 군데군데 의경들이 서서 차량들을 통제했다. 차들을 2차선 도로가에 주차시켜 놓고 나로호의 발사기지가 보이는 바닷가까지 걸어서 들어가라는 것이다. 그 때마다 친구의 개인택시를 타고 온 효과를 발휘했다.

"손님이 다리가 아파서 그런데요. 저 바닷가까지 가서 내려드리고 바로 나올게요."

친구가 이렇게 말하면 아들 같은 의경들은 그렇게 하라고 승낙을 하고는 했다. 의경들이 있는 곳마다 그렇게 둘러 데며 개인택시인 우리 차만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 용암마을 바닷가까지 들어와 버렸다.

용바위에서 바라 본 여수관내 섬들고흥군 영남면 용바위에서 바라보니 너른 남해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바다건너 저 섬들은 여수관내 낭도라는 섬이란다. ⓒ 조갑환





우리는 나로호를 보다 더 잘 보기 위하여 남해바다 해룡이 승천시 암벽을 타고 올라갔다는 전설이 깃든 용바위동산을 올라갔다. 이미 좋은 목들은 먼저 온 사람들이 자리를 깔고 앉아들 있었다. 우리는 더 좋은 목을 찾기 위하여 칡넝쿨을 헤치며 맨 위쪽으로 갔다. 자리를 잡고  저 멀리 바다건너 발사대가 있다는 희미한 산등성이를 향하여 전망을 가리는 나무를 잘라냈다. 어데선가 남열리 바닷가에서 축하 공연하는  노랫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며 남해바다를 넘실대었다.

오늘 나로호의 발사를 보기 위하여 바쁜 시간을 잘라내고 여러 가지 수고를 하면서 기다렸는데 7분전에 발사가 취소되었다니  우리는 그러려면 좀 이른 시간에 취소라도 할 것이지 국민들을 이렇게 기만할 수 있느냐고 투덜대었다. 그러나 우주 선진국에서도 자주 있는 일이라니 그러려니 생각한다.

앞으로 25일에 발사하기로 확정되었다는 뉴스다.  앞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발사가 되어 성공적인 우주개발이 되었으면 한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