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칠 정도의 차분함, 그 이유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와 영결식 분위기를 지켜보고
▲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있었던 지난 23일, 사천지역의 추모분위기는 수 백 세대 아파트 단지에 조기가 두세 곳 내걸릴 만큼 지나칠 정도로 차분했다. ⓒ 하병주
8월23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과 현충원 안장식을 끝으로 사천시청에 차려졌던 추모 분향소도 치워졌다.
김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국장으로 결정되고, 민주당 사천지역위원회와 일부 시민들을 중심으로 공식 분향소 설치 요구가 이어지자 사천시도 고민 끝에 사천시청 지하 민방위대피실에 분향소를 설치해 21일 오전9시부터 조문객을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시민들이 스스로 분향소를 차리고 추모했던 분위기와 새삼 비교된다.
▲ 조기뿐 아니라 분향소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극히 드물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 하병주
물론 두 전직 대통령의 나이와 서거 과정 등 차이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겠지만 노 전 대통령의 사천지역 분향소(2곳)를 찾은 사람이 하루 2000명 씩이었던 점과 너무 달랐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면서 분향소 설치 장소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 역시 소극적이었던 사천지역 추모분위기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살았던 김해 봉하마을이 전국에서 모여든 조문객으로 연일 북적이지 않았던가.
인품이나 업적을 따지는 일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 또 평소 정치적 이념이나 생각이 달라 그렇다고 하기에도 의구심이 든다. 지역 정서상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을 수 있지만 그 반대인 사람도 분명 적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 분향소 설치 장소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것으로 설명이 다 되는 것일까. ⓒ 하병주
그렇다면 뭘까. 다른 모든 것 두고서라도, 한 국가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에 분향소를 직접 찾아 추모할 만큼 마음의 정성이 모이지 않은, 그 이유가 참 궁금하다.
전직 대통령의 영결식이 차분하게 진행되는 것을 반대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그렇다고 조기(弔旗) 하나 제대로 내걸지 않을 만큼 가라앉은 추모분위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독자 여러분의 의견과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 고인은 떠났지만, 현상을 곱씹어 볼 필요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 ⓒ 하병주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