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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 죽을 만큼 보고 싶어요... 고히 잠드소서

큰 누님 하늘길 가시던날

등록|2009.08.25 09:06 수정|2009.08.25 09:06

▲ 큰 누님 "윤희균 여사" 영정 사진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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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파의 큰 누님 영민 하시던날 늘 울타리처럼 의지하고 존경하던 큰 누님께서 내 발로 병원에 검사 받으러 가셨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은 영민의 길을 떠나셨습니다. ⓒ 윤도균



누님
몇 일전 통화할 때까지도 정정하시던 누님께서
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가셨다가 
손자, 손녀 아이들과 함께하는 집으로 돌아오시지 못하고 
영어의 몸이 되시어 영안실로 돌아오시다니요?

이 어인 광풍!
이 어인 비보란 말입니까?
삼촌에게 누님의 위급함을 알리는 전화를 하여
누님의 임종 임박 소식을  전하는 순일이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명색이 동생이란 사람이
누님께서 위급하시다는 비보를 듣고도
그 어떤 도움도 드릴 수 없는 무능함에
너무도 기가 막혀 얼마나 목 놓아 울었는지 모릅니다.

6.25때 피난 나와 꽃다운 18세 나이에
매형을 만나 두 분의 강인하신 불굴의 의지로
그 어려운 생활고 이겨 내시기 위하여
자라목이 되도록 그 무거운 짐 보따리이고 다니시며

이 동네 저 동네 행상을 하시며
오늘의 행복한 가정을 일구셨는데…….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오직 자식들 생각하는 마음으로
벌써 매형 돌아가신 지 30여 년 세월을

일편단심 근검절약 정신과 마음으로
안 먹고 안 쓰시고 더욱 절약하여
보란 듯이 누님의 힘으로 오늘을 일구어 놓으시고
이제야 맘 편안히 자식들 도움 없이도

누님 평생 풍족하리만큼 이뤄 놓으셨는데
그 영화 누리시지도 못하시고
그 무슨 가실 길이 그리도 바쁘시다고
내 발로 걸어가

▲ 누님의 영정을 모신 가운데 조문 내빈객들께서 조문하시는 단상 ⓒ 윤도균



▲ 고인의 자녀들 명단 ⓒ 윤도균




가족은 물론 의사들과 의사소통까지 하시고
검사를 받으시다
한마디 말도 못하시고 떠나시다니요?
부모님 슬하에 6남매(4남 2녀) 중 두 분 형님들 먼저 여의고

이제 오직 손 위 한 분 큰 누님을
부모님처럼, 울타리처럼, 의지하며 든든한 마음으로 살았는데
누님 어떻게 이동생에게 말 한마디 귀띔도 전해주지 않으시고
그 힘든 고행길이 말없이 홀연히 떠나시다니요?

▲ 화장을 모시기 위하여 벽제 승화원으로 떠나기 전 가족들이 오열하는 가운데 발인제가 진행되고 있다. ⓒ 윤도균



▲ 벽제 승화원에 도착 화장을 모시기전 누님의 시신을 운구하는 가족들 ⓒ 윤도균




▲ 벽제 승화원 화장장에 고인(윤희균)의 화장 종료 시간을 알리는 전광판 ⓒ 윤도균




하늘도 무심하고
천지신명도 무심하시고
부처님도 무심하시고
다들 너무너무 무심 합니다.

누님!
하늘나라 떠나신 지 이제 나흘 되었는데....
벌써 이렇게 누님이 하늘망큼 땅 망큼
"죽도록 보고" 싶습니다

누님
이제 우리 어떻게 해요
부모님도 안 계시고
누님 형님들도 안 계시면

6남매중 내가
부모님, 누님, 형님들 몫까지 다 챙겨서
우리 가정과 누님의 조카들을 돌보아야 한다니요?
누님 부탁합니다.

▲ 생존에 누님께서 사시던 누님댁 주인 잃은 문패 ⓒ 윤도균



▲ 누님께서 생존하셨을때 사시던 정든 누님댁을 고인이 되어 돌아보고 장지로 떠났셨어요 ⓒ 윤도균




꼭 일주일 정도만
먼저 하늘나라에 살고 계신 매형 만나
30여 년간 못다 하신 이야기 다 나누시고
얼릉 다시 돌아 와 주세요


누님…….
누님 안 계신 이 세상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지
중심이 되지를 않습니다.

누님 꼭 한 주일만 계시다
꼭 돌아와 주세요 네…….
죽도록 보고 싶습니다.
너무너무 그립습니다.

▲ 매형곁에 화장 모셔 합장을 끝낸 "창원황공 선우,유인 파평윤씨 지묘 ⓒ 윤도균




2009년 8월 25일 새벽
동생 도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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