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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장관이라면 노동현장 찾아야지 왜 호텔 가나"

이영희 장관, 27일 창원 방문 ... 민주노총 경남본부, "이영희 장관 사퇴 촉구 집회"

등록|2009.08.27 13:52 수정|2009.08.27 15:50
"노동부 장관이라면 노동현장을 찾아야지 왜 호텔을 찾나. 점심시간에 노-사-민-정 간담회를 한다는데, 밥 먹는 자리 아니냐. 그게 무슨 간담회냐."

이영희 노동부 장관이 27일 창원을 방문하자 지역 노동자들이 "'듣도 보지도 못한' 노동부 장관은 사퇴하라"고 외쳤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날 오전 10시30분 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이영희 장관 규탄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 민주노총 경남본부 소속 노동자들이 27일 오전 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이영희 노동부장관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려고 하자 경찰과 노동부 직원들이 나와 집회를 막으면서 한때 실랑이가 벌어졌다. ⓒ 윤성효


▲ 전기원 노동자들이 27일 오전 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열린 이영희 노동부장관 규탄 집회에 상복을 입고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윤성효


이날 창원을 방문한 이 장관은 오전 11시경 노동부 창원지청을 방문한 뒤, 이날 낮 12시부터 2시간 동안 창원호텔에서 노-사-민-정 간담회를 열 예정이었다. 이에 민주노총 본부는 호텔에서 여는 간담회에 참석할 수 없다고 밝히며, 이 장관을 만나기 위해 노동부 지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노동자 100여 명은 "노동탄압 방치, 노동법 개악주도, 경총 노무관리부로 전환한 노동부를 해체하라"거나 "비정규직 100만 대량 해고 망언, 비정규직법 개악 추진, '듣보잡' 이영희 노동부 장관 사퇴하라"고 쓴 펼침막을 들고 집회를 가졌다.

민주노총 본부는 경찰에 집회 신고를 내놓은 상태였다. 노동자들이 집회를 열려고 하자 창원중부경찰서 소속 사복 경찰관과 노동부 지청 직원들이 막아 집회를 방해하면서 한때 실랑이가 벌어졌다. 민주노총 본부는 "신고된 집회를 방해하면 집시법 위반이다"며 "법과 원칙을 강조하겠다고 하는 이명박 정부가 왜 신고된 집회를 못하게 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경찰과 노동부 지청 직원들은 물러났다. 노동자들은 노동부 지청 정문에 방송차량을 세워 놓고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노동부 지청에서 반대해 차량을 옮겨 집회를 벌였다.

이날 이영희 장관은 노동부 지청에 들르지 않고 바로 창원호텔로 갔다. 창원지역에는 전기원 노동자들이 100일째 파업하고 있으며, 대호MMI 소속 노동자들이 몇 달째 해고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은 노동부장관이 갈등을 겪는 사업장이 많은데도 찾지 않고 있다며 항의했다.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7일 오전 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이영희 노동부장관 규탄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김재명 민주노총 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진정한 노동부장관이라면 아픔을 겪고 있는 노동 현장을 찾아야 한다"면서 "그런데도 노동부 장관은 권력과 자본의 앞잡이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땅의 노동부장관이라면 노동자들의 실업 대란이 오지 않도록 해야 하고, 정규직 전환의 정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장관은 자본의 이익에만 앞장 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장관이 오기에 간담회를 열자고 했을 때 현장에서 열자고 했지만 노동부는 거부했다"면서 "노동 현장에 오지 못하는 장관에 맞서기 위해 철저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환 건설노조 부울경건설지부 전기분과장은 "100일 넘게 파업하고 있는데도 노동부와 한국전력공사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박인규 운수노조 민주택시 경남본부장은 "지금 노동부는 노동자를 위한 부처가 아니라 사용자를 위한 '사용부'가 되었다"고 말했다.

뒤이어 권성계 전교조 경남지부 사무처장과 정동길 전국화학섬유노조 경남본부장도 발언을 통해 이영희 장관을 비난했다. 이날 집회 때 한국노총 소속 대림요업 노동자들이 음료수를 가져와 노동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7일 오전 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이영희 노동부장관 규탄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7일 오전 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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