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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령산 정상 태극기도 심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산이 좋아 등산을 한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태극기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등록|2009.08.31 09:58 수정|2009.08.31 09:58
  지난 주말 토요일(8월 29일)에 [2년100산] 일행들과 함께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과 가평군 상면 행현리 경계에 있는 축령산(祝靈山)에 다녀왔다. 앞으로 2년 간 100번의 등산을 하려면 매 주 한 번씩 등산을 해야 달성 가능한 목표라서 부담이 많기는 하지만, 다섯 번째 산행인 축령산 등반을 앞두고 우리는 마음과 힘을 합쳐서 [2년100산] 성취를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다시 한번 다짐했다.

축령산을 오르기 시작하는 [2년100산] 일행들.축령산 자연휴양림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나서 주차장으로 향했는데 이미 많은 차들로 주차장이 채워져 있었다. 잣나무 향기가 배어있는 듯한 맑은 공기를 가슴 깊이 들이마시면서 다섯번째 산행을 시작했다. ⓒ 강성구








축령산 등산을 하면서 마주했던 아늑한 잣나무 숲의 정취.아직 몸에 땀이 채 나기 전에 도착한 축령산의 잣나무 숲에는 늦여름, 아니 이른 가을의 아늑한 정취가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자리를 깔아놓고 잠시 쉬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 강성구



  은은한 잣나무 향기가 맴도는 숲을 걸어가다가 청설모를 보았다. 녀석은 긴밀하게 사주경계(?)를 하면서 잣 열매를 열심히 까먹다가 발자국 소리에 놀라서 후다닥 숨어버렸다. 잠시 후 산을 오르던 우리는 청설모가 방금 까먹은 잣송이를 발견했는데 잣이 한알도 남아있지 않았다.

청설모가 열심히 빼먹고 버린 잣송이의 잔해.잣 농사를 짓는 농민의 입장에서는 반갑지않을 불청객인 청설모가 깨끗하게 먹어치운 잣송이의 잔해에서는 아직 청설모의 체온이 느껴지는 듯 했다. 군데군데 빈 잣송이가 널려있었고 이미 오랜 시간이 흐른 것들도 있었다. ⓒ 강성구



  수리바위를 지나 남이바위에 도착해서 잠시 쉬면서 축령산 주변의 전경을 감상했다. 날씨가 아주 맑아서 멀리 강원도의 산 능선들도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한국의 전형적인 산들의 모습을 능선따가 멀리까지 시선을 던지면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멀리 보이는 아스라한 산들이 용기를 주고 힘을 보태주는 것을 느끼면서 산행의 발걸음을 다시 옮기기 시작했다.

축령산을 오르다가 주변의 전경을 바라보며 감상을 하고 있다.날씨가 꽤 맑은 덕에 가시거리가 좋았고 먼산들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맑은 공기에 또렷한 자연풍광에 취해서 정말 자연의 한조각이 되어지는 것 같았다. ⓒ 강성구



  이번에도 산에 오르기 전 각자 축령산에 대해 기초적인 내용을 읽어보고 오기로 했다. 일명 비룡산이라고도 불리우는 축령산에 대해 대표적인 포털사이트 두 곳을 통해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는데 두 곳 다 똑같이 정상의 높이가 879m라고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정상에 올라가서 본 축령산 표지석에는 886.2m라고 새겨져 있어서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축령산 정상의 표지석 앞에선 [2년100산] 일행들.정상의 높이가 879m라고 기록되어 있는 네이버, 다음의 검색 결과와는 다르게 축령산 정상의 표지석에는 886.2m라고 새겨져 있었다. 양쪽의 기록에 차이가 나는 것이 어떤 기준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 강성구

  검색 결과에 의하면 축령산과 이어져 있는 서리산의 높이는 825m라고 되어있었다. 축령산의 높이가 인터넷의 기록과 다른 것을 확인하고서 다음에는 서리산으로 올라가서 표지석을 확인해 보고싶어졌다.

  한편 지난번 불암산 정상의 태극기가 심하게 훼손되어져 있던 것이 생각나서 일행들의 왼쪽 위에서 펄럭이고 있는 태극기를 바라보았다. 산 꼭대기에서 비바람을 맞는 태극기이기 때문에 깨끗한 태극기까지 바랬던 것은 아니었지만 불암산의 태극기 보다 더 부끄러운 상태의 태극기를 본 순간 다음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불암산에서와 마찬가지로 축령산 정상의 태극기도 부끄러운 상태였다.이제는 어떻게 하면 이 불쌍한 태극기를 멀쩡하고 자랑스러운 우리의 태극기로 바꾸고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렇게까지 훼손되는 동안 산이 좋아서 산을 오른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은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생각했을까? ⓒ 강성구



  태극기가 이렇게 부끄럽게 유지되고 관리되는 원인에 대해 우리 모두 깊이 생각해야겠다. 입장료를 받는 축령산 자연휴양림의 직원들과 산이 좋아서 산에 오른다고 하는 많은 등산인들이 모두 조금씩만 더 태극기에 대한 관심을 갖고 노력한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을 해 보았다.

교체 대상 심각한 태극기와 그 태극기를 겨우 지탱하고 있는 구조물의 위험한 상태.덧바른 듯한 시멘트가 조각조각 깨어졌고 많이 떨어져 나간 상태였고 철제 구조물이 드러나 보였다. 보수 공사가 시급해 보인다. ⓒ 강성구




  문제는 또 한가지 더 있었다. 저 태극기를 게양하는 기둥의 하단부가 조금만 센 바람이 불면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이 구조물이 부서진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또 정상에서 축령산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판도 훼손 정도가 심해서 제대로 판독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사람의 발길이 끊어져 방치되고 있는 듯한 축령산 정상의 안내판.보존상태도 나뻤지만 축령산에 대한 안내도의 내용도 보완을 해야 할 듯 싶었다. 좀 더 자세한 안내가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 강성구




  하산길에 만난 자전거 애호가들은 우리들을 감탄하게 했다. 가벼운 차림으로 축령산에 오르는 것도 힘들어 하던 우리들의 눈에 무거운 자전거를 들고 이고 끌어올리면서 정상 부근까지 올라온 산악자전거 애호가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더 할 말이 없었다. 설명을 들어보니 전망대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서 임도를 타고 내려갈 계획이라고 한다. 예전에 산을 넘는 전신철주들의 공사를 위해 만들어 놓은 시멘트 도로인 임도를 이용해서 자전거를 타고 들고 이고 축령산을 오르는 자전거 애호가들이 꽤 많다고 한다.

무거운 자전거와 함께 축령산을 오른 산악자전거 애호가들.절고개에서 만난 이 사람들은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등산을 좋아하는 것일까? 자전거 애호가들의 표현대로 자전거를 타고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겠지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 강성구



  이곳 절고개 이후 축령산의 하산길에 대한 내용은 속편에 담기로 하고 일단 여기서 멈추도록 하겠다.  (속편-->)
덧붙이는 글 불암산 정상에서 보았던 태극기가 많이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어서 안타까웠는데 축령산 정상의 태극기도 마찬가지로 창피하고 불쌍한 모습으로 펄럭이고 있었다. 등산애호가들이 현황을 해당 산 관리사무소에 알려주고 관리사무소에서는 신속하게 교체하고 보수해서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유지.관리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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