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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스테디셀러를 만드는 편집자가 되려면

<편집자란 무엇인가>

등록|2009.09.03 09:31 수정|2009.09.03 09:31

편집자란 무엇인가 '책 만드는 사람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책의 성격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 휴머니스트

책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 편집자들

흔히 책하면 독자와 서점을 떠올린다. 만일 그 외의 누군가를 떠올린다면 그는 분명 책을 만드는데 직접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편집자란 무엇인가>는 독자 대상을 분명하게 선을 긋고 서술한 책이다. 그는 서문에서 세 부류의 독자를 떠올리며 책을 썼노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첫째는 편집자 지망생이다. 그들에게 저자는 편집자의 현장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편집자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따라 기획편집, 개발편집, 본문편집, 윤문편집자가 있다는 것, 수습기간을 거쳐 편집자, 책임편집자, 편집장, 편집주간이 되어 전문 편집인의 길을 가는 과정을  풀어주고 있다.

입사, 수습, 편집자, 책임편집자, 편집장, 발행인을 거치며 편집자가 걸어가야 할 방향은 결국 전문 출판인의 길이다. 여기서 '전문'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편집자의 길에서 좌표로 삼아야 할 것은 첫째, 특정한 분야와 성격의 출판 편집에 대한 남다른 전문성이며, 둘째, 이를 뒷받침할 도서 목록과 이 과정에서 쌓은 저자-편집자-스태프의인적 네트워크이며, 셋째,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설계와 개척의 역량으로 압축할 수 있다.

둘째는 1-3년차 편집자들을 위한 안내이다. 책의 거의 모든 장이 일선의 편집자들을 위해 할애되었다. 총 12장에서 2장부터 9장까지 8장에 걸쳐 수습시절 실수를 줄이며 빠르게 전문 편집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과정별로 편집자의 실무를 정리해주고 있어 편집인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 모범적인 교과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 섭외와 원고를 읽고 편집하는 기본적인 사항부터 기획 신간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노력, 성공적인 신간기획안, 출판 계약. 디자인과 홍보까지 현장에서 실무로 뛰며 익힌 노하우를 아낌없이 펼쳐 보여주고 있다.

애송이로 출판계에 몸을 담게 된 나에게 더할 나위 없이 유익한 책이다.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은 아무리 좋은 책을 정성을 다해 만들어내도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부분이었다. 그는 20년 전만 하더라도 출판사의 임무는 단지 좋은 책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한다. 오늘날의 출판사는 네 가지 역할에 주력을 해야 한다고 한다.

첫째, 좋은 책을 만든다(양서의 발행과 보급)
둘째, 신간의 정보를 알리고 독서를 권장, 촉진한다( 책의 홍보와 독서켐페인)
셋째, 독자의 의견을 듣고 편집에 반영한다(통합 마케팅과 독자 참여)
넷째, 저자-출판사-독자가 책을 매개로 직접 만나 다양한 교류르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다(쌍방향 소통과 지식문화 공동체를 형성)

단순한 독자로 책을 고를 때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책을 만드는 그림자들의 수고와 노력에 공감을 하게 된다. 점 하나, 속지나 표지 디자인 하나에도 많은 시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 자신도 머릿속은 늘 진행 중인 책에 대한 생각들로 차 있기 때문이다.

50년 스테디셀러를 편집자는 꿈꾸다

저자 김학원은 11장과 12장 두 장에 도서 목록을 어떻게 개발하고 확장 하는가와 한국의 편집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통해 편집자의 길을 가는 이들 스스로 자신의 자리를 점검하고 자세를 다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0년간 출판 현장에서 편집자와 발행인이라는 이름으로 저자를 만나고 원고와 씨름했던 저자는 앞으로 5년 동안 1000명의 저자들을 만나고 50명 정도의 편집자들과 한 운동장에서 선수로 뛰며 호흡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다. 그의 꿈은 50년쯤 현장에서 뛰면서 세기를 뛰어넘는 스테디셀러 목록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것이 어디 저자만의 꿈이겠는가. 출판 현장에 몸담고 전문 출판인의 길을 가려는 모든 이들이 가슴에 품고 달리는 좌우명이 아니겠는가.

편집자의 길에 왕도는 없겠지만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길은 그 끝을 드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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