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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권이 멋진 이유

나는 그에게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

등록|2009.09.06 10:44 수정|2009.09.06 10:44
까불거리거나 양아치 연기를 주로 맡았던 배우 김인권. 너무 연기를 잘 한 탓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가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는데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재미있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바로 그가 자신의 꿈을 위해 서울대 합격을 포기한 일이죠.

한국에서 서울대가 차지하는 위상은 옛날보다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우리는 그 학연과 배경을 무시하지 못할 사회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 영화 해운대의 한 장면 ⓒ (주) JK FILM



외국에서의 명문대와 한국의 서울대가 가지는 의미는 좀 다른데요. 고등학교 때 달달외워 딴 학벌하나로 평생을 우려먹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직 용납되기 떄문입니다. 외국의 학술회의에선 프로필에 그 사람의 최근 업적이 제일 위에 오르는 반면, 대한민국은 수십년 전에 졸업한 대학이름을 제일 먼저 쓰는 것만으로도 그 사실은 명확해 지지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와. 인권씨 공부 잘했네'가 아니라 이러한 사회분위기와 평생 남용 가능한 특권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그가 자신의 꿈을 위해 과감히 그 껍데기를 버렸다는 점입니다. 아마, 학벌때문에 무시당하고 서러웠던 분들이라면 김인권씨와 같은 상황에서 그 유혹을 이겨내기가 얼마나 힘들지 잘 알수 있을듯 합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꿈을 일찍 찾는 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되는데요. 적성이 무엇인지 찾아 주는게 공교육인데 그걸 싸그리 무시한 현체재 속에서(청소년 여러분. 그러면서 어른들이 넌 왜 꿈이 없니 하고 물으면 좀 웃기죠?)일찍 꿈을 찾은 김인권씨가 더 멋있어 보입니다.


▲ 영화 용의주도 미스신의 한 장면 ⓒ (주)싸이더스FNH





우리나라 공교육에선 어릴 때 꿈을 찾는 것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거예요. 이 체재 안에선 가히 기적이라 부를 수 있죠. 만약 자신의 꿈을 빨리 찾을 수 있는 공교육이 실현된다면,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정착된다면 이 뿌리깊은 학벌사회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준데 대해서 그를 더 칭찬하고 싶군요. 그럼 많은 사람들이 단지 학벌 때문에 대학에 돈을 바치거나 정치인들이 명예박사 학위를 따기 위해 기부금을 퍼주는 행위도 줄어 들텐데 말이죠. 


김인권씨. 이번 발언으로 비호감이 걱정되신다구요? 꿈을 위해 일직선으로 달려간 당신에겐 100만의 안티팬도 열렬한 팬으로 바꿔 버릴 수 있는 힘이 있을 듯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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