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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 도시농업에서 대안을 찾다

등록|2009.09.07 15:04 수정|2009.09.07 15:04

▲ 텃밭상자 실습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학생들 ⓒ 오창균


지난 9월 5일(토) 인천 부평지역에서는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주관한 텃밭상자 분양 행사가 있었다. 부평구 산곡동의 부곡초등학교 운동장에는 텃밭상자와 흙, 퇴비가 가득
했고 자원봉사를 나선 도시농업 회원들과 학부모 등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5학년 학생들에게 텃밭상자 실습에 대해 교육을 진행했다.

"배추 모종입니다. 이것은 떡잎이라고 하는데 떡잎이 무엇인지는 알지요?"
"네, 떡을 만들어요…  하하하"

▲ 텃밭상자에 배추 모종을 심고 있다. ⓒ 오창균


아이들은 해맑은 웃음 속에서 텃밭상자에 배추 모종을 정성스럽게 심고 물을 주었다. 교정의 한쪽에 100여 개의 배추상자가 길게 놓였고 화분에는 학년 반을 적어서 관리하게 된다. 몇 달 후에는 학생들이 직접 기른 친환경 배추로 담근 김치를 급식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 자원봉사자로 나선 도시농업 회원들과 학부모들 ⓒ 오창균


▲ 줄지어 선 텃밭상자들 몇달후에는 급식으로 올라갈것이다. ⓒ 오창균


오후에는 부평지역 내의 노인정에 텃밭상자를 분양하러 나섰다. 이날 7개의 노인정에 20여 개의 배추 모종이 심겨진 텃밭상자가 배달되었다. 일부 노인정의 옥상과 빈터의 작은 텃밭에는 가을 햇살에 빨갛게 물든 고추들이 달렸고 텃밭 화분을 받아든 노인들은 반가움에 웃음을 짓는다. 이날 보급된 텃밭상자는 배추를 수확한 후에도 제철마다 각종 채소를 심을 수 있도록 제작이 되었다. 넓고 긴 것은 상추 같은 쌈채소들에 적합하고 깊이가 있는 상자는 고추나 토마토 같은 작물에 적합하다.

▲ 노인정으로 보급될 텃밭상자들이 가득 실려있다. ⓒ 오창균


도시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텃밭상자 무료보급과 텃밭농사를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도시농부 학교와 텃밭분양을 하는 등 열정적으로 도시농업을 알리고 있는 김충기
사무국장은 도시농업의 목적과 효용가치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려고 애쓰고 있다.

- 학교와 노인정에 텃밭화분을 보급하는 사업의 목적은 무엇인가.
"교육과 여가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아이들은 일상적으로 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고, 스스로 가꾼 작물을 통해 안전한 먹을거리와 생태에 대한 교육이 저절로 된다. 노인정의 어르신들은 마땅한 소일거리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노인들은 이미 풍부한 농사경험이 있고, 농사일은 적당한 운동과 함께 정서적으로도 좋다. 그뿐만 아니라 농사일을 함께하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공동체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 도시농업의 가치와 효과는 무엇인가.
"농업의 다원적 가치는 아무리 말해도 모자람이 없다. 홍수조절, 기후순화, 대기정화의 효과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를 이어가고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이 그것이다. 도시는 산업화와 인구과밀 탓에 환경오염문제 공동체의 붕괴, 노인문제, 아이들 건강문제(먹을거리문제)가 심각하다. 도시농업은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도시에서 실현함으로써 이러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아울러 도시의 문제뿐 아니라  우리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 전 국민이 공감하게 하여 농업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 도시농부학교 운영과 텃밭보급사업을 위한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 처음 시작하여 2기가 진행되고 있다. 농부학교를 진행하면서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하는 활동을 함께 도울 수 있고, 도시텃밭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어린이집 등 많은 곳에서 텃밭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문적으로 지도할 역량이 안된다. 이럴 때 생태텃밭 전문강사가 정기적인 지도와 교육을 해준다면 훨씬 더 풍부한 텃밭이 될 것이다. 도시농업 전문가 과정을 만들어 이를 통해 배출된 강사들의 활동력이 높아지면  도시텃밭도 다양하고 풍부하게 활성화될 것이다."

현 정부는 녹색성장을 정책기조로 내세우고 있다. 도시농업은 도시에 녹지를 만들고, 자원을 순환시키며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수요를 늘려 농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또한, 도시민들의 정서순화, 새로운 여가활동 제공, 일자리제공 등의 공동체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겉보기에만 녹색이 아니라 진정한 녹색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도시농업은 도시를 푸르게, 농업을 활력 있게,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진정한 녹색성장의 핵심이며, 이를 위한 모든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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