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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무현 이후의 민주당, 재탄생의 길은?

민주당 '실세 수위' 박지원의 10만인클럽 회원 특강... 9일 7시 오마이뉴스 강당

등록|2009.09.07 22:29 수정|2009.09.07 22:29

▲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빈소 옆 기자실에서 박지원 의원이 북측이 조문단을 파견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전남 목포, 재선)이 9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다. 박지원 의장은 <오마이뉴스>가 지난 7월부터 모집한 10만인클럽의 '제1호 평생회원'이기도 하다.

박지원 의장은 당내에서 '실세 수위'로 통한다. 지난 8월 10일 정책위의장 지명 당시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해 수위라도 하겠다는 심정"이라고 임명소감을 밝힌 데서 비롯된 애칭이다. 당내 권한과 위상이 제한된 정책위의장이지만 특유의 성실성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해 그의 위상이 급상승한 덕분이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통하는 박지원 의장은 지난달 23일 영결식으로 마무리된 김 전 대통령 국장(國葬)의 '수혜주'이자 뒤늦게 재발견한 '가치주'이기도 하다. 당사자들에게는 '수혜주'라는 표현이 어색하겠지만, 여론조사라는 계량화된 장치를 원용하면 이명박 대통령과 박지원 의장은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DJ 국장 '수혜주'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지원 의원

우선 이명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 유가족의 국장 요청을 수용함으로써 호남에서의 지지도가 상승하는 등 DJ 국장 덕을 쏠쏠히 봤다. 이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와는 달리 병문안과 국장 수용, 광장 개방 등 포용과 통합의 노력을 보여 국민들의 평가를 받았다.

지난 2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국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3.7%P)에 조사에 따르면, 최근 MB 행보 중에 가장 잘했다고 보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1위로 친서민 정책 발표(30.1%), 2위로 김대중 대통령 국장 수용(26.8%), 3위로 북한 조문단 접견(18.7%)을 꼽았다.

야권에서는 박지원 의원이 단연 '수혜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이후 국장까지 40여일 동안 정치권과 언론은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인 박 의원의 입만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DJ 입원 및 국장 기간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은 정치인이었다.

역시 KSOI)의 같은 조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야권의 구심점'으로 응답자들의 13.9%가 정동영 의원을, 10.2%가 정세균 대표를 꼽았다. 이어 유시민 전 의원(7.9%),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 대표(7.1%), 박지원 의원(6.1%), 이해찬 전 국무총리(6.0%)가 뒤를 이었다.

DJ 국장으로 뒤늦게 재발견된 '가치주'

비서실장 출신이라는 한계 때문에 '포스트 DJ'와 관련해선 그간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박지원 의원의 약진이 눈에 띈다. 마지막까지 김 전 대통령을 지킨 '가신'의 후광과 동교동 출신으론 사실상 유일한 현역 정치인인 점이 '가치주의 재발견'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흔히 DJ의 입원에서부터 영결식까지는 특종이 없었다고 한다. 또 사건사고도 없었다. 김 전 대통령 국장이 정부와 유족, 정치권과 시민사회, 북한 정부까지 참가한 사상 최대의 국장이었지만 사고 없이 절제와 격조 있게 성공적으로 치러진 데는 박지원이라는 한 사람의 탁월한 조정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박지원의 재발견'이라고 지칭했다. 물론 다른 평가도 있다.

국장 기간 내내 가까이서 박지원 의원을 지켜본 정치권의 한 인사는 "국장 기간 동안 박 의원이 보여준 성실함과 정부와의 협상력 그리고 탁월한 조정 능력은 또 한번 그를 돋보이게 했다"면서도 "DJ의 유언을 빌려 자기 정치를 하려 한 것은 두고두고 씹힐 수 있는 '옥에 티'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영결식 직후인 지난달 24일 "김 전 대통령이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야4당과 단합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발언이 언론에 전해지자 정세균 대표를 제외한 정동영 지지세력과 이른바 친노 세력이 모두 반발했다. 정동영 의원측 지지자들은 "박 의원이 지어낸 얘기"라고 비판했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2일 "DJ 유언은 나도 들었는데 민주세력의 대통합을 강조하면서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DJ는 민주당의 단합과 양보를 촉구했다

▲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대표와 박지원 정책위의장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도 줄곧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야4당과 단합하라'고 강조했었다. 물론 여기서 '정세균 대표'는 자연인 정세균이 아니라 당대표로서의 정세균이다. DJ는 손학규 대표 시절에도 손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하라고 했다.

또 DJ는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다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때로는 통합을 추진하고 때로는 연합을 추진했다. 예를 들어 지난 대선을 앞두고 야권 통합 논의가 분분할 때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통합보다 후보단일화를 먼저 한 뒤에 당통합을 추진하는 '선연합 후통합' 방식을 조언하기도 했다.

DJ는 또 지난해 쌀직불금 파동 당시 쌀직불금 국정조사특위 구성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여당의 반대로 국회 원내교섭단체를 중심으로 특위가 구성되자, "민주당은 자기 몫을 줄여서라도 농민 출신인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을 특위에 넣었어야 한다"면서 반MB전선 구축을 위한 민주당의 양보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박 의장이 민주당에 DJ의 유언을 전한 것을 두고 '옥에 티'라는 지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이런 논란이 있는 만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한 박지원 의장의 입에서 '김대중, 노무현 이후의 민주당, 재탄생의 길은?'이라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기대된다.

10만인클럽은 <오마이뉴스>의 경제적 자립을 만들어가는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들의 모임으로, 10만인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열리는 이번 특강은 9일 저녁 7시 오마이뉴스 강당(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1605 누리꿈스퀘어빌딩 18층)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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