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예정 '하남 미사지구' 주민들을 만나다
협의 없이 이뤄지는 대규모 개발에 주민들은 걱정 속에 하루하루를 보낸다
경기도 하남에 그린벨트 규제가 풀리고 대규모 주거 단지가 조성된다. '하남미사지구'가 바로 그것이다. 약 4만 가구가 들어서는 이번 개발은 평촌신도시, 위례신도시에 버금갈만한 규모이다. 과연 이러한 대규모 개발에 어떠한 문제점은 없는지 경인방송(OBS) '인사드' 제작진과 동행해 현지 주민들을 만나보았다.
제일 먼저 우리가 찾은 곳은 하남미사지구 주민대책위원회였다. 이 곳에서 대책위 위원장과의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다. 사무실로 들어가니 몇몇 주민들은 벌써 사무실에 나와 있었고 미사지구 개발과 관련된 그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대책위 위원장은 먼저 자신의 고향이 사라진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67년간 정든 고향을 떠나야 하고 그 고향이 예전의 모습을 간직할 수 없다는 현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덧붙여서 이러한 대규모 개발이 주민들과의 협의도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한 원주민이 하남미사지구에 재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제도정비가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요구도 잊지 않았다.
대책위 사무장과의 인터뷰는 하남시청에서 이뤄졌다. 사무장은 이번 미사지구 개발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려주려 했다. 주민들이 시청에서 공람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도 없이 하남미사지구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
현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주민을 만났다. 그는 현재 대한주택공사에서 시행하려고 하는 지작물조사를 반대하고 있었다. 주민들과의 충분한 대화도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지작물조사가 차후에 큰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소통이 결여된 정책이 불신의 벽을 키운다는 사실을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대책위 부위원장은 조상 대대로 삶의 터전을 가꿔온 마을을 떠나야 한다는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이 곳은 과거 밀양 박씨가 동족촌을 이루고 살았던 마을이라 종중 묘소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의 돌아가신 어머니 또한 이 곳에 모셔졌는데 그는 이 곳을 떠나게 되면 어디에 어머니를 모셔야 할지 남감해 하고 있었다.
다음은 사업을 하는 주민을 찾아가 보았다. 화훼단지를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당장 매출이 떨어지는 것부터 걱정했다. "도매업을 하다 보면 신용을 바탕으로 한 외상결제가 흔한데, 미사지구지정으로 문을 닫을 화훼단지와 누가 거래를 하겠냐"며 취재진에게 반문했다. 또한 지난 3년의 노력으로 일궈낸 화훼단지가 철거된다는 사실에 허망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 건물주의 사정은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그는 자신을 건물을 완공하고 지난 7월 하남시청으로부터 건축물사용허가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그런데 하남미사지구 부지에 자신의 건축물이 포함돼 새로 지은 건물이 곧 철거 될 상황에 놓였다.
여러 주민들을 만나면서 보금자리주택의 취지인 '싼 값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생각이 그다지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남미사지구 내에 어떠한 주민들이 살고 있고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계부처가 헤아지리 못한다면, 우리사회가 항상 겪어왔던 '대화의 부족', '소통의 부재'를 답습하는 하나의 예로 하남미사지구가 남을 것이다.
제일 먼저 우리가 찾은 곳은 하남미사지구 주민대책위원회였다. 이 곳에서 대책위 위원장과의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다. 사무실로 들어가니 몇몇 주민들은 벌써 사무실에 나와 있었고 미사지구 개발과 관련된 그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 하남미사지구 대책위원회 사무실 전경 ⓒ 김창현
대책위 위원장은 먼저 자신의 고향이 사라진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67년간 정든 고향을 떠나야 하고 그 고향이 예전의 모습을 간직할 수 없다는 현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덧붙여서 이러한 대규모 개발이 주민들과의 협의도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한 원주민이 하남미사지구에 재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제도정비가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요구도 잊지 않았다.
▲ 하남미사지구 주민대책위원장 ⓒ 김창현
대책위 사무장과의 인터뷰는 하남시청에서 이뤄졌다. 사무장은 이번 미사지구 개발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려주려 했다. 주민들이 시청에서 공람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도 없이 하남미사지구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
▲ 하남미사지구 주민대책위 사무장 ⓒ 김창현
현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주민을 만났다. 그는 현재 대한주택공사에서 시행하려고 하는 지작물조사를 반대하고 있었다. 주민들과의 충분한 대화도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지작물조사가 차후에 큰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소통이 결여된 정책이 불신의 벽을 키운다는 사실을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 하남미사지구 농민 ⓒ 김창현
대책위 부위원장은 조상 대대로 삶의 터전을 가꿔온 마을을 떠나야 한다는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이 곳은 과거 밀양 박씨가 동족촌을 이루고 살았던 마을이라 종중 묘소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의 돌아가신 어머니 또한 이 곳에 모셔졌는데 그는 이 곳을 떠나게 되면 어디에 어머니를 모셔야 할지 남감해 하고 있었다.
▲ 하남미사지구 주민대책위 부위원장 선조 묘지 ⓒ 김창현
다음은 사업을 하는 주민을 찾아가 보았다. 화훼단지를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당장 매출이 떨어지는 것부터 걱정했다. "도매업을 하다 보면 신용을 바탕으로 한 외상결제가 흔한데, 미사지구지정으로 문을 닫을 화훼단지와 누가 거래를 하겠냐"며 취재진에게 반문했다. 또한 지난 3년의 노력으로 일궈낸 화훼단지가 철거된다는 사실에 허망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 하남미사지구 화훼단지 ⓒ 김창현
한 건물주의 사정은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그는 자신을 건물을 완공하고 지난 7월 하남시청으로부터 건축물사용허가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그런데 하남미사지구 부지에 자신의 건축물이 포함돼 새로 지은 건물이 곧 철거 될 상황에 놓였다.
▲ 하남미사지구 건물주 ⓒ 김창현
여러 주민들을 만나면서 보금자리주택의 취지인 '싼 값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생각이 그다지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남미사지구 내에 어떠한 주민들이 살고 있고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계부처가 헤아지리 못한다면, 우리사회가 항상 겪어왔던 '대화의 부족', '소통의 부재'를 답습하는 하나의 예로 하남미사지구가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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