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도 '벌초하는 정성'에 함께 했다
재미있는 사진도 건지고, 부모님산소벌초도 해치웠다
▲ 벌초과정을 지켜본 잠자리 ⓒ 송인웅
재미있는 사진을 건졌다. 벌초하는 이를 쳐다보는 듯 잠자리가 지키는 모습이다. 벌초(伐草)하는 이와 나뭇가지에 앉은 잠자리 모습이 함께 나왔다. 잠자리가 벌초에 대해 알 리가 없지만 더운 날 벌초한 이에게 조금이라도 격려하고자 "잠자리도 '벌초하는 정성'에 감복(?)했나?"란 제목을 사용했다. 역술가들이 보는 '고추잠자리는 자신에게 호감을 갖거나 자신이 관심을 갖는 이성이나 유익한 인연 등을'의미한다고 보면 '벌초모습'과 '잠자리'의 '컨셉'도 무난하지 않을까 싶다.
▲ 벌초과정을 지켜본 잠자리 ⓒ 송인웅
▲ 벌초과정을 지켜본 잠자리 ⓒ 송인웅
▲ 벌초과정을 지켜본 잠자리 ⓒ 송인웅
극성스럽게 달려들던 '모기의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處暑)가 지난 8월23일이었고, 초가을이라는 백로(白露)가 7일이었다. 백로 때면 들녘의 농작물에 흰 이슬이 맺히고 가을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 들녘의 고추가 더욱 붉은 색을 띠기 시작한다. 이후 24절기 중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며, 밤의 길이가 길어져 백곡이 무성한 추수기인 추분(秋分)이 23일부터다.
그러니까 일주일여 전에 '벌초할 때가 됐다'는 생각에 예초기 다루는 게 서툴고 사용 안 해보았기에 지나가는 말로 "김 원장 예초기 사용할 줄 알아?"하고 물어본 것이 적중(?)했다. 지난 일요일이었던 6일 아침에 이발을 하고자 '천근오거리'미용실에 있는데, 김 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웬일이냐?"는 물음에 "전에 예초기에 대해 물어보기에 벌초가자는 줄 알았다"면서 "마침 자신도 어제 벌초했기에 전화했다"고 한다.
이에 "이발 거의 다했다"고 해 잠시 기다리게 해 놓고 김 원장 차를 타고 집에 와 예초기를 보여줬다. 몇 번 시동(?) 걸어보더니 "기름이 녹아 쩔어" 있단다. 예초기를 수리하고 매매하는 '원동'까지 가 수리하는 과정 등을 살펴보니 김 원장은 전문가(?)였다.
그날 가만히 있어도 엄청나게 더운 날, 작업복까지 준비한 전문가가 벌초하는 동안 기자는 갈고리로 깍아진 풀을 끌어 모아 버리는 역할을 했다. 갈고리로 깍아진 풀을 끌어 모아 버리는 역할을 한 기자가 땀으로 목욕할 정도였다면 김 원장의 수고는 말해 무엇하랴? 엄청 고생했다. 이 기사는 그날 고생한 김 원장에게 감사하는 마음에서 작성했다. 그날 미물인 잠자리조차도 김 원장의 노고에 감사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제이비에스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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