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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이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처마 전깃줄에 매달린 축구공만 한 말벌집

등록|2009.09.08 21:38 수정|2009.09.08 21:38

▲ 원형의 말벌집은 문양이 참 아름답습니다. 정말 볼수록 근사합니다. ⓒ 조찬현


가을은 야외활동이 많은 계절입니다. 초여름 무더위로 인해 올해는 유난히 말벌이 극성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추석이 가까워졌습니다. 벌초나 성묘 길에 말벌 조심하세요. 말벌이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합니다.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가급적이면 낮은 자세로 인내심을 가지고 벌이 물러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이때 벌을 자극하는 행위는 절대 삼가야 합니다.

말벌에 봉변을 당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말벌 한 마리의 독성은 꿀벌 550마리에 해당되므로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말벌에 쏘이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말벌에 쏘였을 때 된장을 바른다고요, 그거 안 됩니다. 얼음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힌 뒤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증세가 심할 경우에는 119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가까운 병원을 이용하세요. 말벌은 위협적인 존재이기는 하지만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스스로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말벌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면 자극적인 향수와 화장품의 사용이나 원색의 옷은 피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말벌집과 제비집이 공존하는 고향 이웃집

▲ 거친 바람벽을 타고 추녀 끝을 향해 오르던 수세미가 노란 꽃을 피워냈습니다. ⓒ 조찬현


▲ 마루에는 말벌의 시체가 나뒹굽니다. ⓒ 조찬현


고향집(강진 대구 계치마을)입니다. 평상에 앉아 오랜만에 여유를 부려봅니다. 이웃집 마당에는 풀이 무성하게 우거졌습니다. 이웃집은 2년 전 아랫마을 큰집으로 이사를 했다고 합니다. 흙집에 양철지붕을 이고 있는 빈집은 주인의 손길이 닿지 않아 휑합니다. 바람벽은 흙이 부서져 내리고 격자창의 창호지는 뜯겨져 나갔습니다.

거친 바람벽을 타고 추녀 끝을 향해 오르던 수세미가 노란 꽃을 피워냈습니다. 허허로운 빈집에 핀 수세미 노란 꽃에서 자연의 신비로움이 느껴집니다. 처마 밑에는 말벌집과 제비집이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이들은 함께 살았을 겁니다. 말벌은 벌레를 잡아먹어 인간에게 유익하기도 하지만 혐오감을 줍니다. 쏘이면 위험하기도 하고요. 해마다 고향집을 찾는 제비는 이미 떠나고 없습니다. 제비의 빈 둥지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웬일인지 서글퍼지기까지 합니다.

생각이 많아지고 쓸쓸함이 묻어나는걸 보니 가을이 가까이에 왔나 봅니다. 마루에는 말벌의 시체가 나뒹굽니다. 큰방 앞 처마 전깃줄에 매달린 축구공만 한 벌집으로 말벌들이 쉬지 않고 들락거립니다. 녀석들이 무엇을 하는 걸까요. 뭔가를 입에 물고 분주히 집을 드나드는걸 보면 아마도 집을 짓는가 봅니다.

▲ 처마 밑에는 말벌집과 제비집이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이들은 함께 살았을 겁니다. ⓒ 조찬현


▲ 말벌이 벌집을 기어 다니며 서걱서걱 소리를 낼 때면 온몸이 오싹오싹 오금이 저려옵니다. ⓒ 조찬현


▲ 최대한 말벌집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 조찬현


말벌집, 그거 예술이네!

벌집 바깥에는 10여 마리의 말벌들이 주변을 돌며 경계를 합니다. 최대한 말벌집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근사한 말벌집을 리얼하게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요. 말벌이 벌집을 기어 다니며 서걱서걱 소리를 낼 때면 온몸이 오싹오싹 오금이 저려옵니다.

원형의 말벌집은 문양이 참 아름답습니다. 정말 볼수록 근사합니다. 말벌을 관찰하고 있는데 다른 종의 벌 한 마리가 날아들었습니다. 침입자를 말벌 서너 마리가 함께 공격을 해 단숨에 쫓아냅니다. 너무 가까이 접근했나 봅니다. 이제는 말벌 녀석이 카메라를 들고 접근하는 기자를 적으로 인식했는지 목 주위에서 웽웽거리며 날아다닙니다. 휴~ 긴장된 순간입니다. 한참이 지나서야 말벌 녀석이 집으로 되돌아갑니다.

▲ 뭔가를 입에 물고 분주히 집을 드나드는걸 보면 아마도 집을 짓는 가 봅니다. ⓒ 조찬현


▲ 이제 이곳의 빈집은 말벌들의 차지가 된 셈이지요. ⓒ 조찬현


잡초가 무성한 시골의 빈집 마당에는 깻잎이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집으로 통하는 샛길도 이미 사라진 지 오랩니다. 이제 이곳의 빈집은 말벌들의 차지가 된 셈이지요. 어디 녀석들 무서워 쉽게 접근이나 하겠습니까. 어디선가 닭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고향집의 진돌이 녀석도 덩달아 컹컹 짖어댑니다.

▲ 말벌이 웽웽거리며 날아다닙니다. 휴~ 긴장된 순간입니다. ⓒ 조찬현

[벌에 쏘였을 경우 응급처치 요령]
-쏘인 부위 벌침이 남아있으면 바늘이나 칼 등으로 제거, 없으면 신용카드로 긁어서 제거 후 2차 감염 방지 위해 비누와 물로 씻을 것
-환자를 벌이 없는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119 또는 1339에 연락한다.
-피부에 벌침이 남아있는 경우 신용카드 등으로 밀어서 제거한다. 집게 등으로 제거할 때, 침에 남은 독을 짜서 밀어 넣게 될 수 있다.
-상처를 비누와 물로 씻고, 통증이 심한 경우 얼음을 주머니에 싸서(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대 준다.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환자를 반듯이 눕히고 입으로 아무것도 섭취시키지 않는다. 
출처: 소방방재청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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