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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새야 어디 있니?

도요물떼새를 만나는 방법

등록|2009.09.09 15:59 수정|2009.09.09 15:59

도요새노랑발도요와 민물도요(가운데) ⓒ 윤병렬


봄·가을 저녁노을이 하늘과 바다를 빨갛게 뒤덮을 무렵, 바닷가 갯벌에 가면 "쫑쫑쫑", "피잇피잇", "뾰오뾰오". 바람결을 타고 갯벌위로 퍼져 나가는 매우 맑고 경쾌한 도요물떼새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지금 바닷가 갯벌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도요물떼새로는 도요새 무리 중에서 몸집이 가장 큰 알락꼬리마도요, 마도요 그리고 중간 정도 크기의 청다리도요, 중부리도요, 노랑발도요 등이 있다. 물가에 떼 지어 다니며 먹이를 찾고 있는 꼬마물떼새, 흰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 등도 볼 수 있다.

마도요몸집이 큰 마도요 ⓒ 윤병렬


봄·가을 우리나라 갯벌을 통과하는 도요물떼새는 나그네새다. 중국북동부, 시베리아 습지에서 태어나 우리나라 갯벌을 거쳐 호주·뉴질랜드까지 머나먼 여행을 반복한다. 수천만 년에 걸쳐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이동을 반복해 온 것이다.

도요물떼새 무리도요물떼새가 물가에 떼지어 앉아 있다. ⓒ 윤병렬


도요물떼새는 하천과 갯벌, 습지에서 살아가기 좋은 몸매와 울음소리를 다듬어 왔다. 하지만 아름다운 몸매와 맑고 깨끗한 노래 소리의 주인공 도요물떼새를 맨 눈으로 관찰하기란 쉽지 않다. 천적 맹금류의 눈을 피하기 위한 보호색을 띄고 있어 얼핏보아선 잘 보이지도 않는다.

바닷가 풍경밀물이 되면 도요새들은 바닷가에서 휴식을 취한다. ⓒ 윤병렬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바닷가 갯벌에 나갔을 때 도요물떼새를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보호색 때문에 몸매가 쉽게 눈에 띄진 않지만 맑고 경쾌한 울음소리는 조금만 귀를 기울여도 들을 수 있다. 소리가 들려오는 쪽에 시선을 두고 갯벌 위의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맨 눈으로도 게들과 도요물떼새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 멀리까지 자세히 볼 수 있는 고성능 망원경이 있으면 좋겠지만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긴 쉽지 않다.

조류조사필드스코프와 쌍안경으로 도요물떼새 개체수 조사를 하고 있다. ⓒ 윤병렬


우선 소리와 움직임을 통해 도요새를 만나 보는 것이 제일 쉬운 방법이다.

소리와 움직임 보다 더 좋은 방법은 '가슴'으로 만나는 것이다. 지구상에 사람이 살기 이전부터 수천만 년을 이동하며 살아온 도요물떼새.

도요물떼새의 먹이만세를 부르는 것처럼 집게발을 들고 세를 과시하는 펄털콩게 ⓒ 윤병렬


그들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들의 유구한 삶과 자연의 섭리에 경의를 표하는 순간. 도요물떼새들의 몸짓과 날갯짓, 울음소리는 우리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경남도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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