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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납품 막걸리, 드셔보셨나요

배다리酒박물관, 5대 술도가의 자부심과 양심으로 전통술 지켜와!!

등록|2009.09.10 16:47 수정|2009.09.1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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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술도가의 자부심과 양심으로 전통술 지켜와!! ⓒ 이장연


수도권 지하철 3호선 원당역에서 수역이마을 방향으로 약 100m 정도 오르막을 오르면, 우리 전통술 역사에서 전무후무하게 양조면허를 계승하며 5대째 가업을 잇는 술도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1915년 경기도 고양시 주교리 56번지에서 1대 창업자 '박승언'옹이 배다리술도가(인근상회)를 창업한 이래, 1925년 일제의 '주세령' 공포와 1974년 '특별조치법' 등을 거치면서 우리 민족과 희노애락을 함께 해 온 전통 민속주 탁주(막걸리), 약주(청주), 증류소주의 연맥을 지키고 있습니다.

▲ 고양향교까지 둘러보고 집인 인천으로 돌아가는 길에 찾은 배다리박물관 ⓒ 이장연


▲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 했는데... ⓒ 이장연


90여년간 '좋은 술 만들기 육재(六材)'의 원칙을 꿋꿋이 지켜온 덕분에, 1966년부터 1979년까지 트림 없고 숙취 없는 박정희 전 대통령 전용 쌀막걸리를 빚어 청와대에 납품해 '대한민국 최고 막걸리'라는 명성도 얻었다 합니다.

2005년에는 당시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술도가의 역사성과 품질의 우수성을 인증해 '경기 으뜸이'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 술의 맥을 잇고자 주교동의 옛 이름인 '배다리'를 따서 사설 배다리酒박물관을 2004년 지어 운영중에 있습니다.

▲ 만화 <식객>에서 본 소줏고리 ⓒ 이장연


▲ 소주를 내릴 때 사용하는 소줏고리를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 이장연


▲ 소줏고리를 통해 증류된 소주를 내리고 있다. ⓒ 이장연


1915년부터 5대째 소장해오면서 술도가의 손떼가 묻은 전통 술 관련 각종 도구와 유물은 물론, 전통 술 제조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전시해 놓았습니다. 1대 인근상회 창업부터 현재 고양탁주합동제조장에 이르는 탁주와 약주의 역사를 한자리에 모아놓았습니다.

박물관은 제1전시장과 제2전시장으로 나뉘어 있고, 부대시설로는 전통술 시음장 및 증류소주 체험장, 야외전시장, 노천카페가 있습니다. 배다리박물관을 찾았을 때는 평일인데도 노천카페에 전통술을 찾은 나그네들로 붐볐습니다.

▲ 1대 인근상회에서 사용하던 물건들 ⓒ 이장연


▲ 배다리막걸리가 청와대에 납품되었다 한다. ⓒ 이장연


박물관 입구에서 마주한 술도가의 전시물들은 만화가 허영만의 <식객 20 : 국민주 탄생>에서 본 에피소드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마지막 막걸리를 지키는 대왕주조의 모습과 영롱한 최고의 소주를 만드는 소줏고리의 불행한 운명을 그린 에피소드지요. 만화 속 전통주와 소줏고리를 직접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행운을 얻은 셈입니다.

외래주에 밀려 점점 사라져가는 전통술과 그 역사,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배다리박물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여러분께 전합니다. 아참, 다시 자전거를 타야 해서 후골을 때리지 않아 숙취가 없다는 배다리술도가의 막걸리는 맛보지 못했습니다. ^-^::

▲ 저장용 술통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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