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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원로·지식인들, 충청이 망국노란 말이냐"

세종시 수정 요구 성명 정면 반박... "정운찬 인정 못해"

등록|2009.09.13 15:50 수정|2009.09.14 08:57

▲ 이회창 총재(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른바 '원로·지식인' 1200여 명의 세종시 건설 계획 전면 수정 요구에 대해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13일 "원로·지식인이라는 이름이 부끄럽다"며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국회 당 총재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세종시법이 여야 만장일치로 추진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치와 국법질서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과 정권이 스스로 다짐한 세종시 추진의 약속을 뒤엎고 국법으로 제정돼 국가적 과제가 된 세종시 문제를 이제 와서 본질을 훼손하려 한다면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국법은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여권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 10일 현승종·남덕우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1200여 명이 세종시 건설 계획을 전면 수정할 것을 주장하고 나선 것에 대해 "우리 사회의 원로·지식인이란 분들이 이 같은 정치행태를 나무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부추기고 있으니 내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개탄했다.

이 총재는 이어 "충청권의 세종시 원안추진 요구에 대해 소위 원로와 지식인들이 '나라가 망쳐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섰다'니, 그러면 충청권은 나라를 망치는 '망국노(亡國奴)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세종시의 내용을 뜯어고쳐 본질을 훼손하려 하는 것이 충청인들의 마음을 얼마나 상하게 만드는지, 이른바 원로·지식인이란 분들은 한번이라도 생각을 해보았느냐"며 "이 같은 국민의 마음도 헤아리지 못한 채 '나라 망친다'고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원로·지식인이라는 사실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원로·지식인들이 낸 성명서 내용에 대해서도 "앞에서는 세종시가 건설되면 수도권이 충청권까지 확대되는 '수청권'이 형성돼 타 지역의 자본과 인력을 흡수할 것이라고 걱정하면서, 뒤로는 수도권이 약화될 것이라는 서로 상반된 논리를 같은 성명서에서 펴고 있다"며 "모순의 극치를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종시 원안추진의 주장을 지역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것이 가장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며 "마치 국가를 망치는 일을 지역이익만을 위해 고집하는 것처럼 깎아내리는 이른바 원로지식인들의 성명서를 보며서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종시 원안추진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밝힌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정 후보자가) 세종시 원안 추진 반대하는 견해를 가진 이상, 우리는 그를 인정할 수 없다"며 "세종시 원안추진을 위해서라면 뜻이 맞는 여권 내 인사들과도 공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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