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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한 SSM도 '사업면적ㆍ품목 축소' 가능할듯

11일 중기청장 면담한 상인들, 면담 결과 발표

등록|2009.09.14 09:00 수정|2009.09.14 09:00
SSM 사업조정, 새 전기 마련되나?

SSM(기업형 슈퍼마켓) 사업조정 신청과 관련해 핵심 권한을 지닌 중기청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여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SSM사업조정신청지역 전국연석회의와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경실련, 전국상인연합회 대형마트규제위원회 등은 최근 중기청이 발표한 '사업조정 시행지침'이 오히려 대기업한테 입점 명분을 주고 있다며, 중기청이 중소상인 보호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11일 중소기업청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중기청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기업이 중기청으로부터 일시정지 권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개점을 강행하고 있다며 "사업조정심의회를 열어 사업연기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기존 입점업체도 사업조정신청 대상에 포함시켜 줄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와 관련 SSM사업조정신청지역 전국연석회의 신규철 집행위원장(대형마트규제인천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벼랑 끝에 몰린 상인들은 사업조정 제도가 실행되자 환영했는데 시일이 지나면서 퇴색하는 모습이 있어 면담을 요청했던 것"이라며 "게다가 권한 일부가 시도지사로 넘어가면서 대기업이 이를 무력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기청이 별다른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고 설명했다.

면담에 참석한 상인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이날 중기청장은 상인들의 의견을 듣고 난 뒤 중기청이 중기청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중기청장은 우선 상인들이 지적한 '사업조정 시행지침'의 문제점에 대해 "일시정지를 권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다고 했는데 강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위장개점 여부를 확인해 만일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강하게 조치하겠다"고 한 뒤 시행지침의 일부 문제점에 대해서는 워낙 상황이 긴박하다보니 다소 문제점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상인들은 기존 입점업체를 사업조정 신청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SSM이 입점을 하고 난 뒤 오히려 피해가 크게 나타날 수 있고, 입점업체가 개점행사를 하기까지는 사실상 입점여부를 알 수 없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중기청장은 "아직 정해지진 않았으나 입점을 했다고 하더라도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둬 상인들이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또한 입점을 했다고 해도 피해사례가 속출할 경우 사업면적의 축소내지는 품목축소의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기업의 '상생'운운…전형적인 물 타기" 

상인들은 또 최근 대기업이 SSM 입점 예정지역 중소상인들과 펼치고 있는 '상생협력' 분위기 조성에 대해 중기청이 제도의 취지를 살려 '중소상인 보호'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데 되레 대기업이 조성하는 분위기에 동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부산용호시장과 서울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용호시장의 경우 사업조정신청이 접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리한 협약이 이루어진 사례인데 이를 중기청이 미화시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의 경우 사전조정협의가 구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서울시가 대기업과 직접중재를 시도해 비난을 받았다. 사전조정협의회의 경우 시도지사가 권한을 갖고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도록 하는 제도로 결렬시 중기청의 사업조정심의회로 넘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피해 당사자인 상인들의 의견이 묵살된 것.

이에 상인들은 각 사례를 '상생협력'의 사례로 부각시키지 말 것을 촉구했고, 중기청장은 사례로 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중기청장은 또 "중기청은 언제든지 상인들의 의견을 들을 자세가 돼 있다. 사업조정 제도와 관련해 미심쩍거나 보완할 사항이 있으면 의견을 개진 해 달라. 상인과 중기청 간 대화채널에 대해 우리도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전국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상인과 중기청 간 채널이 가동된 것을 환영한다"며 "하지만 중기청이 대기업의 들러리 역할을 안 했으면 한다. 15일에도 중기청 주재로 체인스토어협회(대형마트‧SSM 등 유통업체 협회기구)와 상인연합회 간 '상생협력'에 관한 선언 같은 걸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최근 부각한 상인들의 운동을 상생 운운하며 물 타기로 희석할 경우 보다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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