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듣고 싶은 말, "지금 우리 만나요"

피하고 싶은 말, "언제 우리 한 번 만나요"

등록|2009.09.15 12:28 수정|2009.09.15 12:28
모티프원을 다녀가신 '향기여인'께서 '너무 좋아'와 '너무 싫어'가 옅어져가는 30대, 라고 했습니다.
제게도 흑과 백의 뚜렷한 구분과 소속이 아니면 회색분자이며 그것은 정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20대가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흑과 백의 사이에 수많은 계조gradation가 존재하며 그것은 각각의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깨달아 갑니다.

안개 자욱한 오늘 아침의 헤이리처럼 아련함이 점점 좋아집니다.

.

ⓒ 이안수



아련함은 좋지만 막연함은 여전히 합당치 않습니다.

저는 내일이 마지막 날인 양, 오늘 미루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을 만나는 일입니다.
때로는 청소를 해야 될 일과, 촬영을 해야 될 일이 겹칠 수도 있어서
무리가 될 수도 있음에도 누군가가 온다는 걸음을 미루거나 막지 않습니다.
끼니를 건너뛰는 한이 있어도 사람을 만나야 하는 '무리함'을 즐깁니다.

제가 피하고 싶은 말은 '언제 우리 한 번 만나요'입니다.
제가 듣고 싶은 말은 '지금 우리 만나요'입니다.

'언제'는 미래의 추상이며 만남에 있어서 '막연함'은 만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의미이지요. 반면, '지금'은 현실이고 당장 당신과의 대면이 절박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모두는 '나에게 절박한 너', '너에게 절박한 나'가 되는 삶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의 벗님, 안상규화백께서 나무를 자귀로 다듬어 만든 솟대의 오리와 잠자리의 사귐이 아름답습니다. 오리주둥이와 잠자리의 입맞춤처럼 서로에게 절박한 사람이기를 희망합니다. ⓒ 이안수


덧붙이는 글 모티프원의 홈페이지 www.motif1.co.kr 과
블로그 www.travelog.co.kr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