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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의회 의정비 동결, 음주운전·폭행 '면피용'

자질 시비로 인한 의정비 삭감 막으려는 시도 지적

등록|2009.09.15 15:27 수정|2009.09.15 15:27

▲ 화순군의회 의원 간담회 ⓒ 화순군


전남 화순군의회(의장 주승현)가 내년 의정비를 올해 수준으로 동결키로 결정했다. 군의회는 14일 의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의정비를 올해와 같은 의정활동비 1320만원, 월정수당 1824만원 등 연간 3144만원으로 동결키로 했다.

군의회는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민들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의정비 동결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군의회가 의정비를 동결키로 함에 따라 화순군은 전남도 지침에 의거 의정비심의위원회 구성과 여론수렴절차 등을 생략할 계획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에 의하면 의정비를 결정함에 있어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에서 잠정적인 의정비를 결정한 후 잠정결정된 의정비가 적절한지 등에 대해 여론조사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토록 되어 있다.

화순군관계자는 "전남도가 시군 지자체에 전년도 대비 의정비 변동이 없을 경우에는 위원회 구성이나 여론 수렴 등의 절차를 생략토록 지침을 내려 지침에 의거 의정비심의위원회는 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민들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의정비를 동결키로 했다는 화순군의회를 바라보는 군민들의 시선을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일각에서는 군의회가 군민들의 의정비 심의권을 박탈한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현재 화순군의회 의원들은 10명 중 7명이 군수와 같은 민주당 소속으로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라는 군의회의 본분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민주당 전남도당에서도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 의정평가를 통해 현역 군의원 중 30%는 공천에서 탈락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 정치기반을 두고 있는 화순군의 경우도 지방의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일부에서는 일부 의원들의 경우 민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면 내년에는 군의회에 입성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피력한다.

특히나 올해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사사고에 한밤중 취중 난투극, 본회의장에서 회의도중 동료의원을 향한 '또ㅇㅇ', '무식하다' 등 거침없는 막말에 의회 방청객과의 시비 등 다양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군의원들의 자질론이 그 어느때보다 대두됐던 한해였다.

게다가 내년에는 6월에 군의원 선출을 위한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 제대로된 의정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군의원들의 자질과 의정활동 내용, 경제침체로 인한 고통분담 등을 이유로 군의원들에 대한 의정비 삭감이 논의될 가능성이 충분한 이유다.

이번 화순군의회의 의정비 동결을 두고 의정비 동결을 통한 고통분담의 차원도 있겠지만 의정비심의위원회를 통해 의원들에 대한 자질시비가 일고 이로 인해 의정비 삭감으로 이어질 것을 피하기 위한 면피용으로 보는 것은 그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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