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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명 참석' 합천군수 생일잔치, 업무추진비 썼다고?

심의조 군수, 71회 생일잔치 열어... 합천진보연합 "군민 자존심에 충격"

등록|2009.09.16 16:54 수정|2009.09.16 20:57
"지난 9일 합천군민은 또 한 번의 충격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합천군수의 생일잔치' '공무원과 기관장 등등 참가' '업무추진비로 결재' 등의 소식을 접하며, 합천군민으로서 자존심에 충격을 금할 수 없었던 것이다."

심의조 합천군수가 지난 4일 합천군 대병면 소재 한 농원식당에서 71회 생일잔치를 연 것과 관련해, 합천진보연합은 16일 오전 합천군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를 촉구했다.


심의조 합천군수는 한나라당 소속이다. 그는 합천 황강변에 있는 '새천년생명의숲' 명칭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꾸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저녁 만찬에는 간부 공무원과 군의원, 기관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음식 비용은 85만 원 정도 든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조 군수의 '생일잔치'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정열적인 군수님의 행복을 위하여"라는 제의에 따라 "위하여"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 합천진보연합은 16일 합천군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의조 합천군수의 생일잔치와 관련해 사과를 촉구했다. ⓒ 배기남



이같은 소식이 알려진 뒤, 합천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합천진보연합은 이날 "선관위는 이번 파문에 선거법 위반 여부가 있는지 조속히 조사하여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이번 파문의 잘잘못을 떠나 심의조 군수는 군민 앞에 사과할 것"과 "합천군은 이번 파문을 숨김없이 군민 앞에 공개하고, 업무추진비 적법 사용여부에 대해 명명백백 밝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합천진보연합은 "합천군청 직원 모두가 군민과 똘똘뭉쳐 이 어려운 상황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함에도, 한쪽에서는 합천군수가 자신의 생일잔치를 겸하여 100명이 넘는 공무원과 기관장 등을 모았다는 것은 스스로의 본분을 망각한 행동으로 당장, 군민 앞에 사과하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더욱이 그 생일잔치에 군청버스까지 동원하고, 비용을 업무추진비로 결제했다는 소식은 그 집행의 정당성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가의 녹을 받는 신분으로서 스스로 절제하고 모범을 보여 줄 것을 모든 군민은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합천군은 선거운동이나 개인의 생일잔치가 아닌 공무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강변하지만, 참석자 110명 중 공무원이 아닌 다른 이의 참석이 있었음은 보도를 통해 이미 나옴으로써 군의 주장을 의심케 하고 있다"면서 "합천군민은 이번 파문으로 인해 지난 일해공원으로 인한 상처에 더해, 다시 한번 좌절감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 합천진보연합은 16일 합천군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의조 합천군수의 생일잔치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에 대해 명백히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 배기남



전국농민회총연맹 합천군농민회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현행 선거법에서는 유권자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며 "그런데 다음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3천원짜리 밥'이라는 궁색한 변명까지 늘어놓으며 국민의 세금인 업무추진비로 자신의 생일상을 차린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농민회는 "심의조 군수는 합천군민에게 공개사죄하고 잘못이 있다면 합당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과 "합천선관위는 공정한 지방선거를 위해 한치의 의혹 없이 진실을 규명할 것, "합천군의회는 부당하게 사용되는 군예산을 낱낱이 밝혀 감시와 견제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촉구했다.

합천선관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며, 지금으로서는 이렇다 저렇다 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합천군청은 생일잔치를 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해명하고 있으며, 심의조 군수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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