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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용수 "우리 개그맨들 이래선 안 된다"

일본 판토마임 배우 '가말쵸바'와 코미디언 분과위원장 엄용수가 만났다

등록|2009.09.17 10:05 수정|2009.09.17 10:05
빨간 스포츠모히칸 머리의 배우 케츠(Ketch)와 노란 스포츠모히칸 머리의 배우 히로폰(HIRO-PON)은 트레이드마크인 닭 벼슬을 머리에 달고 지난 9월9일 'SILENT COMEDY In KOREA 2009' 한국공연을 위해 일본에서 현해탄을 넘어 날아왔다.

각자 솔로 판토마이머로서 활약하고 있던 일본인 케츠와 히로폰은 1999년 사일런트코미디 그룹 가말쵸바(GAMARJOBAT)를 결성한 뒤 2004년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작품상, 인기상, 최다 관객동원상을 받으며 미국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하였다.

이후 세계 23개국, 150곳 이상의 장소에서 퍼포먼스를 펼친 가말쵸바는 일본판 뉴스위크(NEWSWEEK)에 '세계가 존경하는 일본인 100'에도 올랐다. 특히, 가말쵸바의 공연이 1년의 반 정도는 해외공연 일정으로 잡혀 있어, 좀처럼 일본에서 가말쵸바의 공연을 보기 힘들었던 일본 관람객들이 이번 가까운 서울공연에 250명이 넘게 서울 마포아트센타로 몰려오기도 하였다.

이처럼 미국의 유명한 코미디배우 찰리 채플린같이 오직 판토마임만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가말쵸바를 17일 서울의 마포아트센타 아트홀 맥에서 만나보았다. 이 자리에 코미디분과 위원장 엄용수 코미디언도 함께 자리했다.

가말쵸바의 공연을 끝까지 지켜본 엄용수 코미디분과 위원장은 "진정한 코미디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10년이 되어도 변함없이 관객들 앞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엄청난 연습과 연구를 하는 노력 하는 배우라는 것이다. 이점이 지금 코미디를 하고 있는 우리 개그맨들이 꼭 배워야 할 점이다"며 "요즘 코미디를 한다는 젊은 후배들은 단지 상대방의 말을 맞받아치는 말장난에 매달려 있다. 이런 개그는 재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어느 누구라도 아무런 연습 없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코미디배우라면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연기와 재주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현재 개그계의 풍토에 일침을 놓았다.

한편 히로폰은 "한국의 여러 개그맨들이 우리의 공연을 똑같이 흉내 내는 것을 많이 보았다"고 하면서 "솔직히 기분이 상하지만 그래도 우리들을 인정해 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한국관객들의 반응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뜨거워 감사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가말쵸바의 또 다른 배우 케츠는 "전지현과 김태희의 열렬한 팬이다"면서 특히 "김태희만은 꼭 만나보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루지아어로 '안녕하세요'란 뜻의 가말쵸바는 27일까지 공연하며, 2010년 9월에는 '복서'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다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아시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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