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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빗속의 여인, 정체를 공개합니다

[나는야 엄지짱] 치마입고 빨간 우산 쓰고 자전거 타는 여인

등록|2009.09.19 20:44 수정|2009.09.19 20:44
매일 오전 8시에 출근하는 길목에서 만나는 자전거 타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매일 한결같이 같은 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이 여인을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스쳐지나갔습니다. 자전거 타는 모습은 아주 흔한 일이니까요.

그런데, 자전거를 타기 어려울 정도로 비오는 어느날, 이 여인이 짠~하고 나타났습니다.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빨간우산을 쓰고 긴 생머리에 치마를 입고 빗속을 뚫고 출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 엄지짱 된 잊지못할 빗속의 여인 ⓒ 전득렬


순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악천후에도 자전거를 타다니 놀랍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차를 세우고 얼른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 그 여인은 또 저만치 가버렸습니다. 얼른 차를 타고 따라가서 또 한 장을 찍고, 차에서 내려서 그 여인과 이야기라도 좀 해보려고 했지만 눈깜짝할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지금은 제 출근시간이 7시라 그 여인을 볼 수 없게 되었고, 기억 속에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엄지뉴스에서 '자탄풍' 공모가 올라왔고 저는 그 여인의 사진과 내용을 간단히 올렸습니다(☞ 잊지 못할 빗속의 여인)

그런데,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이었습니다. 15만5000여 조회수에 추천 62건, 그러면서 댓글도 올라왔습니다. 그 자전거에 탄 사람은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 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몸집이 작은 사람이 앞에 타고 자전거를 운전하고, 그 여인은 뒤에 앉아서 우산을 받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예전에 찍었던 2장의 사진 중 1장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잠시 멈춘 옆모습의 사진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몰랐던 것은 자전거 색깔마저 빨간색이었더군요. 빨간 우산에 빨간 자전거라, 빨간색을 무지 좋아하는 여인 같았습니다.

▲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잠시 멈춘 옆 모습 사진 ⓒ 전득렬


검정색 긴 생머리와 검정치마, 빨간 우산과 빨간 자전거를 타는 그 잊지 못할 여인을 만나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 자탄풍 공모에서 엄지짱이 되었다고 말하고, 그 내용을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이 막 들었습니다.

지난번 간판 공모에서 '비달삼순'이 엄지짱이 되었고, 이어 자탄풍까지 연속으로 엄지짱이 되니 감개무량합니다. 엄지뉴스에는 모두 2번의 사진 올렸는데 2번 다 상을 받은 셈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재미있고 좋은 사진을 평소에도 많이 올려서 엄지뉴스의 멋진 일원이 될까합니다.

▲ 자전거가 있는 풍경(#5505 엄지뉴스로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 #5505 엄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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