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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미국 유학서류 '병역 허위기재' 의혹

'마이애미대 입학허가서' 병역 판정 앞두고 "면제받았다" 직접 써

등록|2009.09.18 19:28 수정|2009.09.20 11:25

'나는 병역의무를 면제받았다'(?)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1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마이애미 대학 입학허가신청서를 펼쳐보이며 '병역 의무를 면제받았다'고 기재된 병역사항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남소연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병역 기피 의혹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18일 민주당은 지난 1970년 12월 정 후보자가 미국 오와이오주 마이애미대학에 제출한 입학허가신청서에 직접 '병역 면제'라고 쓴 사실을 공개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당시 한국은행 외환관리부에 근무한 정 후보자는 2차 신검을 받은 뒤 최종 병역 판정을 앞두고 있었다. 다음해인 1971년이 돼서야 정 후보자는 '보충역' 판정을 받았고, 같은해 8월 미국 유학을 떠났다. 병무청이 판정을 내리기도 전에 본인이 '병역 면제'라고 허위기록한 셈이다.

민주당 인사청문회TF 간사를 맡고 있는 백원우 의원이 공개한 입학허가신청서에는 정 후보자가 직접 영문 필기체로 '나는 병역 의무를 면제받았다(I am exempted from military service)'라고 쓴 것으로 돼 있다.

백 의원은 "당시 해외유학을 위한 여권 발급과 비자신청을 위해서는 마이애미대학 측의 입학허가서가 필요했고, 이를 취득하기 위해 '병역면제 받았다'는 허위기록을 제출한 것으로 판명된다"고 주장했다.

▲ 신임 국무총리에 내정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그는 또 "당시 해외유학생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징집해당자가 해외유학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징집면제처분 또는 병역면제처분을 받았거나 현역복무를 마쳐야 했다"며 보충역 판정을 받은 정 후보자가 어떻게 해외유학을 할 수 있었는지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백 의원은 "정 후보자는 왜 마이애미대학 입학허가신청서에 허위기재를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 후보자 측은 민주당이 제기한 허위기재 의혹을 부인했다. 정 후보자 측은 이날 오후 <연합뉴스>를 통해 "마이애미대학 지원 당시 후보자의 병역 신분은 '소집연기된 보충역'이었는데 이를 쉽게 영어로 표현할 수 없어 학업 중 귀국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면제(exempted)'라는 단어를 썼다"고 해명했다.

또 정 후보자 측은 "정확하지 못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불찰이지만,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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