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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추석 전 해결하고 술 한잔 하고 싶다"

용산범대위, 21일 저녁 창원 '촛불문화제' 열어... 26일 서울광장 '범국민대회'

등록|2009.09.21 20:39 수정|2009.09.21 20:39

▲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는 21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전국순회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용산참사의 희생자 부인들이 촛불을 들고 서 있는 모습. ⓒ 윤성효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용산 철거민 열사들이 1월 20일 이후 아직까지 차가운 냉동고에 갇혀 있습니다. 이것이 이 시대의 잔인한 민주주의입니다."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전국순회 촛불문화제'의 첫 번째 행사가 21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렸다. 어두워지면서 간간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촛불문화제가 열려 분위기는 더 숙연했다.

촛불문화제에 앞서 이날 오후 5시경부터 '용산 국민법정' 기소장 서명을 받았는데, 주최측은 상당히 많은 시민들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촛불문화제는 이날 저녁 7시부터 1시간30분 가량 열렸다.

▲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는 21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비가 내리는 속에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전국순회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용산참사의 희생자 부인들이 촛불을 들고 앉아 있는 모습. ⓒ 윤성효


▲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는 21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비가 내리는 속에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전국순회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이경희 경남진보연합 대표와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등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 윤성효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아래 용산범대위)와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날 촛불문화제를 연 것. 용산참사로 희생된 고 이상림씨의 부인 전재숙씨, 고 윤용현씨 부인 유영숙씨, 고 한대성씨 부인 신숙자씨가 창원에서 촛불을 들었다.

용산범대위 측에서는 양한웅 노동전선 대표, 신동우 빈민대책위 집행위원장, 최헌국 목사,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 윤용배 한국진보연대 조직위원장 등 30여 명이 참여했다.

지역에서는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 이경희 경남진보연합 대표, 박창균 신부 등이 용산참사 해결을 기원하며 촛불을 들었다.

촛불문화제 현장에서는 "용산참사 외면하며 민생행보? 재산기부? 거짓과 기만일 뿐이다"고 쓴 펼침막이 내걸려 있었다. 또 참가자들은 "용산참사 책임자 처벌 이명박은 사과하라"거나 "살인진압 책임자처벌, 구속철거민 석방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유가족들은 8개월 상복도 벗지 못하고 있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거나 "추석 전에는 해결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묵념에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으며, 경남진보연합 몸짓패가 공연하기도 했다.

▲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는 21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전국순회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서명운동 모습. ⓒ 윤성효


▲ 용산참사 희생자의 부인인 전재숙씨가 21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전국순회 촛불문화제'에서 연설하고 있다. ⓒ 윤성효



전재숙씨는 "8개월이 지났는데 밝혀진 게 하나도 없다"면서 "명예회복을 해야 하고,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 검찰이 숨겨 놓은 3000쪽의 조사자료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발화 원인이 누가 했는지 모른다고 하는데, 철거민들이 자기 죽으려고 불을 지르겠느냐"고 덧붙였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가 한 말에 대해서도 그는 비판했다. "한승수 총리도 그랬고 정운찬 총리 내정자도 이명박 곁으로만 가면 다 그런 것 같다. 철거민들이 자기 죽으려고 불을 질렀다고 하는데,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전재숙씨는 "서명운동을 받으면서 시민들에게 애걸했더니 많이 호응해 주었다"면서 "힘과 지지를 달라. 오는 26일 서울광장에서 범국민추모대회가 열리는데, 여러분들이 저희들의 등받이가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전진숙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부위원장은 "80일이 지났는데 아버지와 남편을 차디찬 냉동고에 넣어 놓은 유가족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보다 더 길게 느껴질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말로만 서민을 위하겠다 하고 행동은 다르게 한다. 추석 전에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는 21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비가 내리는 속에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전국순회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전재숙씨가 연설하는 모습. ⓒ 윤성효


▲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는 21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비가 내리는 속에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전국순회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허태혁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위원장이 연설했으며, 신동우 빈민대책위 집행위원장도 마이크를 잡았다. 신 집행위원장은 "26일 서울광장에 범국민대회를 열고 고인을 묻어드릴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 추석 전에 용산참사를 해결하고 술 한잔 하고 싶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정책을 편다고 하는데, 그 첫번째가 용산참사 해결이다"고 강조했다.

용산범대위는 22일 저녁 7시 울산대공원(동문)과 부산 서면쥬디스태화 앞, 23일 대구백화점 앞, 24일 춘천시장 앞, 25일 인천 동암역 광장에서 각각 촛불문화제를 연 뒤 26일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범국민추모대회를 연다.

한편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국민법정 준비위원회'는 오는 10월 18일 오후 1시 "이제, 국민의 이름으로 용산철거민사망사건의 책임자를 심판한다"는 제목으로 국민법정을 연다. 준비위는 용산철거민 사망사건의 주범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김석기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 천성관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박장규 용산구청장, 재개발조합, 건설사, 용역업체를 지목해 놓았다.

▲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는 21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비가 내리는 속에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전국순회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경남진보연합 몸짓패 공연 모습. ⓒ 윤성효


▲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는 21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비가 내리는 속에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전국순회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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