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소사, 인터넷으로 들여다본다
안양시 역사정보시스템 구축... 국내 지자체 가운데 처음
▲ 안양시 역사정보시스템 홈페이지 ⓒ 최병렬
각종 시정 자료들이 보유기간이 지나면 파기돼 사라지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사건들도 시간이 지나면 그 기록은커녕 언제 발생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현실에서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자료 뿐 아니라 지역사회 대소사를 전산으로 남기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경기 안양시는 22일 "프로그램 개발과 홈페이지 개설 및 전산장비 완비 등 기록물 데이터베이스화에 필수적인 기반을 조성하고 역사기록물 수집과 체계적 정리작업을 통한 역사정보시스템을 구축중으로 내년 1월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게 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에 앞으로 안양시 관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알려면 번거롭게 서류나 수첩 등을 뒤적이거나 시립도서관을 찾아 옛 문서를 찾을 필요가 없이 안양시 역사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서 해당 년도 또는 단어 등을 클릭하면 상세한 상황을 검색할 수 있게 된다.
역사정보시스템 구축은 전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사업으로 그간 추진해온 행정 각 분야와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행사, 사건 등 다양하고 방대한 기록들을 체계있게 정리해 제공하는 기록으로써 미래발전을 위한 지침서로도 활용하자는 데 목적을 두고 추진되어 왔다.
▲ 안양시 역사정보팀 ⓒ 최병렬
역사정보팀, 생생한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긴다
이에 안양시는 2008년 7월 조직개편을 통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역사기록물 관리를 전담하는 '역사정보팀'을 신설하고 그날 그날 시정과 관련하여 일어났던 모든 상황을 기록, 체계화하고 안양 관내에서 발생한 발자취를 수집하는 방안 모색에 착수했다.
역사정보팀은 첫 단계로 내부전자결재 시스템인 '포동이 광장'에 '역사방'을 개설, 각 부서와 연관된 모든 사업이나 행사 등과 관련한 자료를 수집, 날짜별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어 금년 초 역사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에 착수, 각 기관 벤치마킹과 대학교수 등 전문가 자문, 프로그램 개발에 따른 설명회 개최 등 과정을 거쳤으며 역사정보시스템 명칭 확정과 의견수렴 등에 이어 내년 1월 정식으로 홈페이지를 열 예정이다.
현재 안양시사와 백서 그리고 통계연보 등을 참고로 과거사를 수집 발굴하는 한편, 그날그날 발생하는 행정사항 등에 대해서도 분야별, 유형별, 출처별 등으로 구분해 전산 입력하고 있다. 아울러 이와 같은 문헌자료들을 전자책으로 구현하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 집필 3년 8개월만인 2008년 출판한 안양시사 ⓒ 최병렬
역사정보시스템, 지역시민사회 기록도 남긴다
특히 역사정보시스템은 조선시대 세종실록과 같이 시정일지를 작성하듯 매일 일어난 일을 꼬박꼬박 기록 전산화 할 수 있고, 시정의 각 부서 뿐 아니라 유관기관.단체에서도 자체 기록을 입력할 수 있도록 돼 있어 타 시스템과 차별화된 것이 큰 특징이다.
따라서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홈페이지가 열리면 도서관 방문 또는 문헌자료를 들추지 않고도 인터넷이 가능한 가정이나 직장에서 30여 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정 전반은 물론, 시내에서 발생한 주요 사항에 대해 검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안양시는 기록 정리뿐 아니라 관련 자료도 수집한다는 계획으로 시 개청후 발행됐던 간행물, 선물류(미술.공예품.기념주화 등), 도장류(관인.청인 등), 공직자 상징류(의복.배지.수첩 등), 행사기념품과 방명록, 팸플릿 등 개인소장품을 기증받고 있다.
임건택 홍보실장은 "우리시의 각종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후대에 우리 고장 역사를 바로 알리고, 과거를 통해 미래를 설계하는 좋은 지침서로도 활용코자 함이다"며 역사정보시스템 구축에 대한 취지를 밝히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 1968년 안양시가지(만안구 지역) 항공사진 ⓒ 닐미샬로프
향토문화자료 수집과 공유하는 방안 찾아야 한다
한편 정부는 지난 1999년 '공공기관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공공기관은 의무적으로 자료관을 설치토록 하고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지방기록보존소'를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등 기록물 보존과 체계적 관리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행정기관이 발행하고 작성한 각종 기록물의 체계적인 관리와 더불어 지역 사회와 관련한 다양한 대소사 소식들도 기록하고, 기록물 수집과 자료 발굴 또한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방안을 찾아야 하며 활성화하는 방안 찾기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다.
1968~1969년 주한미군으로 안양시 석수동에 근무하며 당시 주민생활과 인물, 거리 풍물들을, 당시로서는 귀했던 컬러슬라이드에 담았다가 홈페이지(www.mishalov.com)를 통해 전세계에 알린 '닐 미샬로프'씨의 기록은 사료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2003년 10월 안양시 승격 30주년을 기념해 34년만에 안양시 초청으로 한국을 다시 찾았던 닐 미샬로프씨는 '닐 미샬로프 특별전' 개막테이프를 절단하고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한국인과 한국땅에 대한 사진기록을 갖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평생을 향토자료 수집과 연구에 몸바쳐 지방사 최초의 아키비스트로 불리우던 故 이한기 선생(2002년 1월 20일 작고)이 수집해 보관하던 10만여점이 넘는 향토문화 자료들은 과거 시흥군에 속해 있던 안양, 광명, 과천, 안산, 시흥, 의왕, 군포시 등 7개시의 역사를 담은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각 지자체들이 이를 공유하는 방안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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