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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 골프장 얼렁뚱땅 처리?

인천시, 계양산 골프장 정보열람 요구 거부... 군당국, 갑자기 '조건부 동의'

등록|2009.09.23 16:42 수정|2009.09.23 16:42
지난 4년동안 인천 계양산 롯데골프장 문제와 관련해 지역 일간지와 정치인들이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천시민들 다수(80%)가 골프장을 반대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인천광역시는 시차원의 단 한차례 여론조사도 하지 않았고, 의례적인 공청회나 토론회조차 하지 않았다.

▲ 인천시민들은 계양산 골프장 개발을 반대한다. 출처 : 인천시민위 ⓒ 인천시민위




그런데 이번 도시계획위원회에 인천시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인천시는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 주민공람시 제출했던 찬성측과 반대측의 서명용지를 합해 100으로 놓고 찬성 서명용지 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찬성이 57%에 달한다'고 말하고 있다. 찬성도 그냥 찬성이 아니라 '적극 찬성'하고 있다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또한 지역주민들로부터 골프장 찬성측 서명용지가 유령공문-복사공문으로 조작-왜곡되었다는 의혹까지 받았는데, 이를 확인해 주지도 않고 정보열람 요구조차 거부하고 있다.

그 가운데 확고하게 골프장 부동의 입장을 밝혀왔던 17사단과 군당국이 도시계획위원회를 앞두고 갑자기 조건부동의로 입장을 바꾸는 과정도 석연찮다. 골프장 예정부지인 목상동 58만㎡는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돼 사실상 골프장 개발이 불가함에도, 지난 9월2일 17사단은 '3개홀 축소 조정'과 20여개의 군시설을 지어주는 조건으로 동의를 했다.

이에 인천시민위는 17사단의 갑작스런 입장 변경에 의혹을 제기하고, 국민감사청구를 위한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관련해 인천시민위에 따르면, 인천시는 골프장 전체 시설면적의 축소가 전혀 없고 일체 시설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을 시설면적에 포함시켜, 다시 말해 17사단의 조건부동의안을 전혀 반영치 않은 계획서를 도시계획위에 제출한 상태라 한다.

한강유역환경청이 조건부동의를 통해, 맹꽁이, 도롱뇽, 늦반딧불이 등 법정보호종을 포함한 야생동식물에 대한 보존대책을 수립하라는 지시도, 롯데건설이 전혀 이행하지 않은 가운데 인천시는 모두 "반영됐다"고 보고했다 한다.

▲ 인천시 때문에 계양산에 서식하는 맹꽁이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출처 : 인천시민위 ⓒ 인천시민위




결국 이는 '명품도시' '녹색성장'을 외치는 인천시가 인천시민을 무시하고 부실하고 왜곡된 자료를 이용해 재벌기업을 위해, 도시계획위원들을 들러리 삼아 계양산 롯데골프장 문제를 얼렁뚱땅 처리하려는 속셈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인천시는 기자들에게 24일 도시계획위 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계양산 건을 "24일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다.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 회의는 내일(24일) 오후 2시30분 송도 도시계획관에서 열린다.

그리고 인천의 진산이자 인천시민들의 정신을 지키고자 애써온 인천시민위는, 센트럴파크역 4번출구 앞에서 계양산골프장 문제를 도시계획위원들이 심사숙고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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