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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싸움에 주눅? 25년 싸운 우리도 있다"

88CC 부당해고 투쟁 1년

등록|2009.09.24 21:09 수정|2009.09.24 21:09
88CC 경기보조원의 해고 투쟁 1년이 되는 9월 24일. 보훈처 앞에는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를 외치며 경기보조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여성, 노동단체 활동가들도 함께 했다. 생생여성행동 주최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과 투쟁결의대회는 88CC 경기보조원들의 부당 해고를 철회하고 즉각 복직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888CC 부당해고 1년,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 참석자들 ⓒ 배진경



국가보훈처의 위탁회사인 88관광개발 주식회사는 지난 2008년 6월부터 합법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해온 경기보조원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부당노동행위를 지속적으로 행해왔다. 지난 해 9월 1명의 조합원 해고, 11월 53명의 조합원들 무기한 출장유보 조치에 이어 2009년에도 조합간부 3명을 해고, 2명을 무기한 출장유보 시키는 등 지금까지 여성노동자 58명을 집단해고 하였다. 가을, 겨울, 봄, 여름, 그리고 다시 가을. 경기보조원들은 그동안 88CC에서, 보훈처 앞에서, 거리에서, 법원에서, 노동청에서, 생존권을 되찾기 위한 투쟁을 계속해 왔다. 그러나 회사와 보훈처는 그 목소리에 귀 막고 눈 감고 있다.

격려사를 해 주신 박순희 70민주노동동지회 부회장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거대한 힘은 노동의 힘"이라고 못 박으며 "광화문에 꽃밭 만들고, 떡볶이나 사 먹고 다닌다고 선진국이 아니다.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예우를 해줄 줄 알고 생존권을 보호해 주는 것이 진짜 선진국"이라고 일갈했다. 또 "1년 싸우고 주눅들지 마라, 25년 싸운 우리도 있다"며 88CC 경기보조원들의 위로했다. 박순희 부회장은 70년대 원풍모방에서 일하다가 해고되어 2003년 복직판정을 받은 바 있다.

70민주노동동지회 박순희 부회장 "국가보훈은 대한민국의 과거-현재-미래입니다" 라고 씌여진 보훈처 앞에서 이 말의 모순을 지적했다. ⓒ 배진경




이어 11일째 무기한 단식 중인 김은숙 분회장은 "우리가 믿었던 최소한의 상식은 지금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결국 찾을 수 없다면 우리의 손으로 찾을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전국여성노동조합 88CC분회 김은숙 분회장 그녀는 지금 무기한 단식 11일째이다. ⓒ 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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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분회장 발언 88CC 해고 1년,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 투쟁결의대회에서 발언하는 김은숙 분회장 ⓒ 배진경



대회를 마치고 여성단체 대표들(한국여성노동자회 정문자 대표, 전국여성연대 이강실 대표,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금옥 사무처장, 민주노총 반명자 부위원장)은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보훈처로 향했다. 경찰, 보훈처 직원과의 실랑이 끝에 보훈처장이 아닌 비서실장에게 의견서를 전달하는 것으로 집회를 마무리지었다. 보훈처장은 지난 상반기 두 차례에 걸친 면담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보훈처장 비서실장에게 의견서를 전달하는 여성단체 대표들생생여성행동 소속 여성, 노동단체 대표들 ⓒ 배진경



덧붙이는 글 88CC 블로그 및 생생여성행동 소속 단위 사이트에도 동시게재됩니다. 퍼가시고 싶은 분들은 마음껏 퍼가셔도 됩니다.

배진경 기자는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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