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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사람이 육지에서 파업하는 이유

부산·울산 예선 노동자, '근로조건 개선' 요구 서울역에서 집회

등록|2009.09.25 11:12 수정|2009.09.25 11:12
24일 부산과 울산에서 예선노동자들이 1박2일 서울로 올라와 서울역 앞에서 집회를 했다. 하루 24시간 내내 배에서 일하던 뱃사람들이 '인간답게 살고 싶다' '노동조합 인정하라'며 벌써 50일째 파업중이다.


▲ 예선노동자의 삶 ⓒ 김동규



▲ 예선노동자 ⓒ 김동규





1000톤이상 대형선박은 스스로 부두에 드나들 수 없기 때문에 예선이라는 고마력 엔진을 장착한 선박의 도움이 필요하다. 예선에서 일하는 뱃사람들은 30년 동안 근로기준법도, 선원법도 적용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선장도 회사에서 업무지시를 직접 받는다.


일주일 80시간 이상 일해도 연장근로수당, 야간수당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 부산 노동자의 경우 24시간 맞교대로 일하고, 울산 노동자의 경우 36시간이상 연속근무를 일주일에 2번 이상 하고 있다. 휴가를 가 본 적도 없고,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상을 치르게 되면, 교대자가 장례 마치고 올 때까지 잠 안 자고 일해야 한다.


지난 9월 17일 서울행정법원에서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노동자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노동부는 선원이라고 하고, 국토해양부는 노동자라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들이 나눠주는 유인물에 담긴 요구사항이 너무 소박해 받아보는 사람이 오히려 당황스럽다.


- 가족들과 휴가도 가고 싶고, 가족중에 누가 돌아가시면 정성껏 장례 치를 수 있는 근로조건을 마련해 달라.
- 법에 따라 일한 만큼 연장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라.
- 노동자로 인정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해 달라.


바다가 익숙한 사람들이 육지에서 투쟁한 지 50일째 멀미가 날 만도 한데, 그들의 표정은 행복해 보였다.


▲ 예선노동자 ⓒ 김동규



▲ 예선노동자 ⓒ 김동규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본인의 블로그 http://hytal082.tistory.com에 동시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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