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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전후 이산가족상봉, 계속 돼야 한다!

금강산 면회소 신축 후 첫 상봉에 부쳐

등록|2009.09.25 12:01 수정|2009.09.25 12:01
이번 추석전후 금강산에 신축한 면회소에서 이명박 정부 들어서고 처음 이산가족상봉이 26일 이뤄진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매년 2회씩 있었던 상봉이 중단된 지 2년만이다. 생전에 단 한번이라도 만나보는 게 이산가족들의 통한의 소원이 내일부터 재개된다.

기약 없는 상봉에 대한 꿈을 접거나 아예 포기해버린 가족들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꿈에도 소원인 통일은 까마득하지만 생사확인과 꼭 만나야 한다는 희망은 접지 않았다. 지난여름 남북은 전직대통령 서거에 따른 조문사절단 파견을 전후해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였다.

9월26일-27일 1차로 상봉하고 10월1일-2일에는 2차로 상봉이 예정되어 있다. 그동안 남북은 보다 편리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하여 금강산에 멋들어진 건물까지 완공해 있었다. 이제 금강산 면회소는 처음으로 남북의 이산가족을 맞이하게 되어 감개무량할 것이다.

1년 전에 많은 예산을 들여 이산가족들의 만남을 위해 금강산에 면회소를 신축했으나 금강산관광객 사망으로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도 중단되고 말았다. 고령의 이산가족들에게는 생전에 한번이라도 만나기를 소원했는데, 남북정부는 정치적 갈등으로 외면하고 있었다.  

돌아보면 64년이라는 지구상에 가장 오랜 분단국가로 불명예스러운 멍에를 지고 있다. 지난 분단 반세기만에 육해공로가 열리고 금강산관광이 시작되었다. 이어서 개성공단이 들어서고 남북 간에 상생경제의 장이 마련되어 반백년 굳게 닫혔던 철책선마저도 열리고 있었다.

여기에는 역사적인 남북정상의 6.15 선언과 10.4 선언이 있었다. 경색된 냉전관계를 해소하고 오랜 분단의 벽을 허물어 평화공존의 틀에서 남북이 함께 평화의 길을 가자는 선언이었다. 실로 분단사에 획기적인 남북관계의 발전방향이었고 화해와 협력의 장이었다. 이어서 남북은 장관급 회담을 비롯한 많은 회담을 열어 남북의 현황을 논의하고 실천해 왔었다.

그런데 반백년 만에 이루어진 10년의 남북관계가 정권교체로 인해 올 스톱되어 위기를 맞은 지도 2년에 가까워 온다. 지난해 2월26일 새 정부가 들어선 다음날에 북의 평양대극장에서는 북이 그렇게 적대시 했던 미국의 "뉴욕필하모니오케스트라"가 대극장에 청중이 가득한 가운데 북미의 고위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공연을 해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이날 공연에서는 우리 민족의 한이 서린 "아리랑"을 멋들어지게 연주하여 눈물바다를 이루고 TV 실황중계를 통해 시청하던 필자도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이런 진도면 아무리 북에 퍼주기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한, 정부가 들어섰지만 북미관계가 호전되면 남북도 좋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가 부풀었다. 그러나 비핵개방3천이란 단어에 남북은 싸늘했다.

계속 남북관계는 불편한 관계로 치달았다. 남북이 반백년을 넘게 경색국면에서 어렵게 합의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 세계사에서 가장 오래된 분단국의 멍에을 쓰며 살고 있는 8천만 동포들에게, 남북의 정부는 어떻게 대답을 할 것인가? 계속 갈등과 자존심만을 내세운다면 결국 지구촌의 비웃음을 살 뿐이다. 

이번 추석을 기해 어렵사리 마련된 남북이산가족상봉 대상자들이 신원파악이 끝나고 출발했다고 한다. 그 어느 상봉보다 통한의 슬픔을 토해내 눈물바다를 이룰게 뻔하다. 보도에 의하면, 고령의 부모나 형제들이 1.2년 사이에 많이 운명하셨다고 한다. 생전에 가족상봉을 단 한번이라도 그렇게 바랐지만, 끝내 운명하면서 과연 눈이나 제대로 감으셨을까?

남북의 위정자들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 이산가족들이 꿈에도 소원이고 한번만이라도 만나보고 눈을 감겠다고 하는 의지를 어찌 답할 것인가. 이미 돌아가시어 사진만이라도 보여주어야겠다는 애절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어느 가족은 죽은 줄만 알고 반백년을 제사를 지냈다는 아픈 사연과, 전사통지서를 받고 죽은 줄 알고 제사를 지냈는데 생존해 있어 상봉한다.

이번 남북의 적십자 책임자가 이산가족 상봉가족과 함께 금강산 면회소를 찾는다고 한다. 그리고 남북이 심도 있는 회담도 계획하고 있다니 이번 기회에 남북은 정치적 갈등에서 벗어나 화끈한 합의를 해야 한다. 적십자정신은 어디까지나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실천하기를 기대한다. 남북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다음의 몇 가지를 충언한다.

첫째는 이번 추석 상봉이 지난 2년이나 중단된 상황에서 재개되는 만큼, 그동안 만나지 못한 이산가족의 상봉을 대폭적으로 늘려 만나도록 해야 한다. 둘째는 가능한 매달 1회씩 상봉을 실시하여 많은 고령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줄 일이다. 특히 돌아오는 설날의 상봉도 이번 회담에서 약속하여 대규모 상봉이 꼭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지켜볼 것이다.

세 번째는 금강산에 면회소를 마련했지만 보다 많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도라산이나 판문점 가까운 곳에, 제2의 이산가족 상봉장을 만들었으면 한다. 그리고 종국에는 동서독이 베를린을 자유롭게 오가듯 우리도 왜 그렇게 할 수가 없는가 고민해야 한다. 너무나도 긴 분단의 세월이다. 생전에 이산가족 상봉이 통일보다 더 절실한 바람일지도 모른다.

근간 북미관계도 어쩌면 순조로운 방향이다. 그리고 6자회담의 전망도 예견된다. 이렇듯 북핵문제의 진전이 보이는데 하물며 인도주의적인 남북이산가족의 상봉은 기본이 아닌가. 그동안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여러 정책들을 제시해왔다. 그런데 신뢰를 쌓지 못한 면을 남북은 반성해야 한다. 국민들의 희망과 꿈을 살려주는 지도자야 한다.

필자는 이명박 정부의 탄생에 덧붙이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지구촌 최장기 분단국에서 벗어나는 정도를 기대했다. 반백년 보수정권에서 10년의 개혁정권이 행했던 남북관계의 좋은 점은 더 살리고, 미진한 면은 수정하고 시정해가는 정책을 바랐다. 정부는 6.15와 10.4선언을 부정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보다 성실하게 인정한다는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특히 최고의 지도자는 엄연한 역사적 진실에 다가가야 한다. 눈앞의 현실에만 안주하는 지도자가가 아닌 먼 훗날의 조국과 민족의 위상을 생각해야 한다. 후손들에게 존경받는 위정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언제나 위정자는 "정권은 순간이고 국가와 국민은 영원하다"는 진리를 상기하여야 한다. 그러기에 1회성이 아닌 이산가족상봉이 계속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내일부터 금강산에서 있을 남북이산가족상봉이 2년만에 열리게 된다. 이산가족의 생전의 소원인 상봉이 오랜만에 재개되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남북의 위정자는 정치적 갈등에도 인도주의작인 이산가족의 한을 달래주는 일은 역사적 책무이다. 정치논리가 아닌 인도주의 인긴적 민족적 양심에 부응하는 상봉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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