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국집에서 준 '위장약' 두 알 알고 보니.....
예전 TV에서 보았던 위장약으로 착각했던 압축행주
▲ 위장약인줄 알고 입에 넣었던 이것의 정체는 뭘까? ⓒ 이동호
지난 달 여수 팸투어 갔을 때의 일이다.
거리가 워낙 멀어서 하루 전날 미리 간 나는 미리 이곳 저곳 둘러보고 저녁 무렵에는 예정에도 없던 술자리도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곳은 숙박업소가 밀집한 곳에 위치한 식당이었는데 지붕에 온통 항아리 조각으로 모양을 낸 집이었다.
밖에는 화초로 자연스럽게 만든 쉼터가 있었고 식당 내부도 황토로 발라 제법 운치가 있었다.
식당에 들어서니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 황토벽이 친근한 느낌을 주는 해장국집 ⓒ 이동호
자리에 앉아 메뉴를 보다가 동태해장국을 시키고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물과 함께 접시 하나를 내려 놓는다.
단숨에 시원하게 물 한 잔을 들이키고 컵을 내려 놓는데 접시에 놓여있는 알약이 눈에 띄었다.
"이게 뭘까?"
함께 간 일행도 처음 보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 예전 TV에 광고하던 위장약과 너무나 똑같은 알약 ⓒ 이동호
순간 내 머리 속에 위장약이 떠올랐다.
'예전에 TV에서 한창 선전을 하던 '탈시드'라는 위장약과 너무도 똑같아 보였다.
'아, 이집이 해장국집이니까 손님들을 위해서 위장약을 서비스로 내놓는가 보구나..'
밑반찬을 갖고 온 주인 아주머니에게 짐짓 물어 보았다.
'이건 술꾼을 위해서 위장약 각각 한 알씩 준 것인가요?"
그러자 주인 아주머니가 내 말을 농담으로 여긴듯 웃으며 "예..."하고 자리를 떴다.
잠시 뭔가 미심쩍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앞에 앉아있던 분이 알약을 입에 넣었다.
그리곤 잠시 후
"으...아무 맛도 나지 않는 것이 이상한데요?.."
하며 알약을 도로 뱉었다.
카운터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아주머니가 웃으면서
"아니, 정말 위장약인줄 알고 드신 거예요?"
하면서 내어준 알약에 물을 부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는 알약......
"이게 바로 요술행주잖아요... 손님들 손 닦으라는 압축행주를 모르세요?"
마치 알고서 그런 것이 아니냐는 듯 정색을 하며 웃는 아주머니......
▲ 처음 준 알약과 나중에 물을 붓자 금새 부풀어 오른 압축행주... ⓒ 이동호
신기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이런 것을 주는 곳이 없어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알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인데 모르니 별 상상을 다하게 된다.
술을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위장약을 생각했던 나.....
▲ 얼큰하고 맛이 좋았던 동태매운탕 ⓒ 이동호
웃지 못할 에피소드 덕분에 음식이 나오는 지루함을 덜을 수 있었는데 잠시 후에 나온 동태해장국 맛은 정말 얼큰하고 맛이 좋았다.
그때 기념으로 가져온 압축행주가 아직도 컴퓨터 앞에 놓여 있는데 그것을 볼 때 마다 웃지못할 그때의 촌극이 새록새록하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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