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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물놀이 기구는 환경호르몬 덩어리?

[국감자료] 관세청 최근 조사 결과, 내분비계 장애물질 DEHP 다량 발견

등록|2009.09.28 11:50 수정|2009.10.01 18:28
대형할인마트나 재래시장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국산 어린이용 물놀이 기구 등에서 '외인성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환경호르몬)인 DEHP(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가 다량으로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오제세 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관세청의 '시중유통수입상품에 대한 유해성 연구조사 보고서'(2009년 9월)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중국산 어린이용 물놀이기구 17개 품목 중 15개 품목이 기준치(DEHP 1000mg/kg)를 초과했다. 심지어 일부 제품에서는 기준치보다 221배나 많은 DEHP가 검출되기도 했다.

DEHP는 프탈레이트 계통의 인공화학물질로 장남감이나 실내장식제 등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해준다. 세계야생보호기금에서 DEHP를 67개 환경호르몬 물질의 하나로 분류할 정도로 사람에게 암, 생식기능 장애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어린이용 물놀이 기구, 기준치보다 100~210배 높아

어린이용 물놀이구 기구 중에서 디코페밀리 22만1000mg/kg, 제트레인저 손잡이 이중튜브 13만mg/kg, 콩콩이튜브 12만8000mg/kg, HB튜브 10만mg/kg 등 다량의 DEHP가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보다 100~210배 더 높은 수치다.   

또한 문방구류로 사용되는 주물럭(물렁물렁한 플라스틱 재질)에서는 16~27mg/kg의 DHEP, 팔찌·목걸이·머리핀·안경 등 신변장식용품에서는 3~43mg/kg의 바륨(Ba)이 검출됐다.

특히 바륨은 급성위장관염, 근육마비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다. 바륨을 섭취할 경우 근육 중에서 심근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문방구류나 신병장식용품의 경우 기준치가 없다는 점이다. 관세청 조사에서 드러난  문방구류의 DEHP량이나 신변장식용품의 바륨량이 인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규격기준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

이와 함께 또다른 환경호르몬인 DBP(디부틸프탈레이트) 가소제도 플라스틱제 팔찌에서 14~19mg/kg이나 검출됐다. 바륨이 검출됐던 목걸이와 안경에서는 다행히 DBP가 나오지 않았다.

프탈레이트는 주로 플라스틱류 가소제로 사용되는 환경호르몬의 일종으로 DEHP, DBP, BBP(부틸벤질프탈레이트) DEP(디에틸프탈레이트) 등이 있다. 프탈레이트는 카드뮴에 비견될 정도의 독성을 가지고 있어 유럽에서는 DEHP와 DBP를 '생식독성물질'로 규정해놓고 있다. DEP는 발암가능물질이고, BBP는 정자의 DNA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인체유해물질에 관련된 규정 마련해야"

오제세 의원은 "아동의 건강과 직결되는 물놀이 기구와 문방구 용품에서 DEHP가 다량 검출됨에 따라 이들 수입물품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UN을 비롯해 세계 여러 기구에서 새로운 인체유해물질이 보고되고 있어 해당 부처 및 정부는 이러한 물질에 경각심을 갖고 관련규정이 조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작년부터 문제로 제기되었던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함유된 수입물품이 아직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정부의 수입통과 절차를 강화하고 이를 규제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근원을 차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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