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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대가 쓰레기통?

우리문화 답사기(2)

등록|2009.09.29 09:52 수정|2009.09.29 09:52

설봉산성사적 제423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 하주성



사적 제423호 설봉산성은 이천시 설봉산 정성부에 쌓은 테뫼식 석축산성이다. 이 설봉산성은 삼국시대에 축성하여 9세기 경까지 사용을 한 흔적이 여러 곳에서 발견이 되었다.

이 설봉산성 안에는 장대를 세웠던 터가 남아있고, 새로 축성을 한 성곽 일부와 사직단, 봉수대 등이 있다.

봉수대산성 안에 있는 봉수대 ⓒ 하주성




봉수대란 봉화를 올리는 축조물이다. 봉화를 올리는 봉수대는 아랫 마을에서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봉화는 평상시는 한 번, 적이 나타나면 두 번, 적이 국경에 접근을 하면 세 번, 국경을 침입하면 네 번, 그리고 접전이 붙으면 다섯 번을 올린다.

낮에는 토끼똥을 태워 연기를 내서 신호를 했다고 한다. 설봉산성 안 장대가 있던 터 마랫쪽 칼바위 곁에 서 있는 봉수대.

봉수대봉화를 올려 적의 침입을 알리는 곳이다 ⓒ 하주성




설봉산성은 답사하면서 봉수대를 촬영하기 위해 다가갔다. 그런데 봉수대 안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곳이고, 봉수대 한편에 커다란 창이 있어 봉수대를 쓰레기통으로 알았을까?

이런 몰상식한 양심을 버린 사람들을 문화재 답사를 하면서 자주 볼 수 있다. 어느 곳은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잇는 곳에 무수한 담배꽁초가 쌓여있는가 하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 곁에서 버젓히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쓰레기통?봉수대가 쓰레기통이란 말인가? ⓒ 하주성




도대체 이런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떻게 생겼을까? 국보로 지정이 되어있는 건조물 틈 사이에 쓰레기를 숨겨놓은 사람, 문화재 벽에 무수한 낙서를 해대는 사람들, 아이들이 문화재를 훼손하고 있음에도 모르는 채 방관을 하고 있는 부모.

우리들은 문화재에 대해 너무나도 소중함을 모르고 사는 것 같다. 문화재에 낙서를 하는 아이를 나무랐더니 '문화재가 밥 먹여주느냐'고 오히려 성질을 내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우리 문화재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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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대가 쓰레기통?사적 설봉산성 봉수대 안에 쌓인 쓰레기 ⓒ 하주성


소중한 우리믜 문화유산. 우리가 지켜낼 때 비로서 그 가치가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닐까? 주인의식을 갖고 모든 사람들이 지켜가야만 할 문화유산. 그 안에 쌓여있는 쓰레기로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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