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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모럴헤저드의 주범

국민이 무엇을 보고 배울것인가?

등록|2009.09.29 11:37 수정|2009.09.29 11:37
이미 많은 분들이 한라나당의 이중 잣대를 비판하였고 자성을 촉구했다고 안다. 그렇지만 우이독경(牛耳讀經), 한나라당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야당이 퇴장한 가운데 데 한나라당 의원들과 몇 의원만으로 총리의 임명 동의안을 가결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다시 미디어법 날치기 폭거를 떠올린다. 
민주주의의 절차와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는 개념 없는 한나라당.
그 정당의 본질을 몰랐던 것이 아니지만 다시 코뚜레에 꿴 소처럼 줄지어 가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보면서 어쩌면 그렇게 일사 분란할 수 있는지 경이로움을 넘어 전율스럽기도 하다.

 앞으로도 당의 지침이라면 국민은 안중에 없이 섶이라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들고, 지도부가 죽자면 레밍처럼 줄지어 바다를 향해 죽음의 길을 갈 것만 같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 시절,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청문회에서 국민에게 보여준 엄격한 도덕적 기준으로 후보자를 몰아세웠던 서슬 퍼런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때 총리 후보를 비롯한 몇 인사는 그런 한나라당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 때문에 결국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했던 일도 기억하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의 태도는 지금도 국민의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과거 야당이었을 때 들이대던 잣대를 포기하고 180도로 돌변한 한나라당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저것도 정당이냐?"는 한심한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 소리가 없는 정당. 청와대의 들러리나 서는 정당의 모습에 이어 이제 부정부패에 찌든 인간들을 옹호하는 모리배 집단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요, 한나라당 의원들 스스로 "나도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인간이요" 하고 자백하는 꼴이었으며,  스스로 부도덕하고 몰염치와 무소신을 정체성으로 하는 정당, 그러면서 기본법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 미숙한 정당임을 광고하는 꼴로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의 권위는 지방 검찰청의 권위보다 못하고 걸어다니는 국가기관이라는 국회의원들조차 한낱 검사보다 못한 세상이 되었다. 이렇게 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국민들은 다 아는데 한나라당국외원들만 모르는 형국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그런 한나라당이 우리 국민의 도덕성까지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은 국무위원 혹은 국가의 고위관리가 되기 위해서는 자식들의 병역은 면제 시킬 능력이 있어야하고, 자식들은 미국 시민권을 가져야하고 위장 전입, 다운 계약서 작성하여 탈세할 줄을 알아야한다고 가르쳤다.  그러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중도 실용이라는 미명하에 과거 앞세웠던 법의 정의를 파기하면서 청문회 무용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학교에서 정치를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부정부패를 감싸는  모럴 해저드, 즉 도덕적 해이의 주범이 되어 국민의 윤리와 도덕성 그리고 법의식을 오염, 왜곡시키는 한나라당의 모습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이제 아무리 법치를 외친들 제대로 법의 권위가 서지 않을 것이다. 법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국민들에게 정부는 공권력을 휘두를 것이다. 국민이 죽어도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눈치나 살필 것이다.  그럴수록 국민이 저항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고 결국 이 나라의 도덕적, 또 법치의 수준, 국가 이미지는 추락하고 말 것이다. 경제적인 발전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높은 도덕성과 준법정신이다. 국가의 유지 발전을 위해 한나라당이 그 점을 먼저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다.

 권력은 유한하다. 독재 권력의 말로는 더 비참하다. 지금 mb정권은 국제적으로 또 국내적으로 여러 암초에 걸려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침몰하지 않더라도 남은 임기를 원만하게 순항할지는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런데 다시 야당의 반대를 묵살하고 총리임명 동의안을 무리하게 가결 시켰다. 총리 임명 동의안의 단독 처리는 암초 옆에 다시 지뢰를 설치하는 일이었다.

 배가 파선하기 전 배에 살고 있던 쥐들이 먼저 알고 피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하물며 하찮은 쥐도 예지력이 있을 진데 인간이 쥐보다 못해서야 되겠느냐는 경구로 들린다. 지금 정권의 위기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국회의원이라면 민족의 화해와 통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국가와 자신을 위해 어떤 선택이 필요한지 알 것으로 믿는다.

현재의 정치 상황을 보면서 민족과 역사에 죄를 짓고 있다고 자각하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들만이라도 한나라당과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혐오의 정도가 심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면 답답한 날들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서하라는 필명으로 한겨레 필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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