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영양학자' 백희영, 결국 여성부장관 취임
"MB 국정철학 반영하겠다"... 여성계 "부처 전문성 유지할지 우려"
▲ 백희영 여성부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무교동 여성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 여성부
여성분야 경력이 없어 전문성 논란을 빚었던 백희영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30일 결국 여성부장관에 취임했다.
백희영 장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생활밀착형 여성정책 ▲일과 가정의 양립 ▲여성인권 증진사업 등 세 가지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지금은 어려운 경제위기의 터널을 슬기롭게 거의 다 지나가고, 정부가 국정 운용의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면서 "저는 국운이 펼쳐져 나아가는 여건을 바탕으로 여성정책에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반영하여 실행에 옮기는 일을 맡아 수행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백 장관의 취임에 대해 여성단체들은 "여성계를 무시한 대표적 사례"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등 여성단체들은 30일 성명을 내고 "향후 전문성이 결여된 장관에 의해 추진되는 정책의 결과는 이명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여성단체들은 "초미니 부서가 된 여성부의 존립과 국가 여성정책 발전을 위해서라도 전문가 장관이 필요한 때에 백 장관이 여성부의 정체성을 유지할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여성부를 여성가족부로 개편하는 정부 계획과 관련해서도 "영양학 전문가인 백희영 장관이 가족정책을 가족 영양 관리로 인식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앞서 여성단체들은 지난 21일 "백희영 내정자는 성인지 여성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비전이 없고, 부동산 문제 및 자녀 병역의혹 등 도덕성 문제까지 있어 여성부장관에는 부적격 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성계 원로, 여성학자 46명도 지난 28일 성명에서 "백희영 내정자는 성평등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여성부 장관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뿐더러 전문성·추진력조차 없다"고 평가하고, 임명 반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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