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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최대 격전지 양산... '뜨거운' 한가위

박희태 "뛰고 또 뛰고" - 김양수 "명절 구전효과 기대" - 송인배 "걷기로 민심 잡아"

등록|2009.10.01 09:35 수정|2009.10.01 09:35
이번 한가위엔 보름달을 바라보며 속으로 '당선'을 간절히 외칠 이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그중에서도 경남 양산의 보름달이 가장 바쁠 것 같다. 양산은 이번 10·28 재·보선 최대의 격전지다.

이번 한가위는 선거를 25일 앞두고 돌아와 차례상엔 선거 얘기가 단연 화제일 터다. 후보들로선 놓칠 수 없는 선거운동 기회다. 온가족이 둘러앉아 표심을 털어놓을 한가위를 앞두고 후보들도 표밭 다지기에 나섰다.

[박희태] "추석에도 뛰고 또 뛴다"... 6선에 '올인'

▲ 박희태 전 한나라당 대표 ⓒ 오마이뉴스 남소연


"아이고~! 추석이고 뭐고 그런 거 생각도 못하고 뛰어다닙니다."

6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후보인 박희태(71) 전 대표가 말하는 요즘이다. 박 전 대표는 30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추석이지만 성묘 할 시간도 없다"며 연휴를 '선거운동'에 쏟아부을 것임을 예고했다.

실제 일정 수첩도 빼곡하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은 "추석 연휴 전날인 1일부터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저녁 8시까지 일정이 잡혀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장바구니 표심'을 잡기 위해 양산 남부시장, 구도심 상가 등을 돌고 물금읍 노인정도 방문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는 올해 71세로 후보들 중 가장 고령이지만, '나이를 잊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귀띔이다. 이 측근은 "원래 비타민제나 보약 같은 건강식품은 평생 먹어본 적 없는 분"이라며 "본인 선거만 5번이나 치러본 터라 선거운동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현재 사전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당 전직 대표'라는 이점을 한껏 활용해 '양산 발전론'을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주요 구호도 '화끈한 양산 발전'이다.

박 전 대표 측은 기세를 몰아 확실한 승기를 잡겠단 각오다.

[김양수] 한나라당 위협하는 '범여권' 후보... "부친 묘소도 양산"

▲ 김양수 전 한나라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박 전 대표에게 막강한 경쟁자는 김양수(48) 전 의원이다. 양산에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과 이번 재·보선 한나라당 공천에서 잇따라 탈락, 이번엔 당을 나와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다.

김 전 의원은 부친의 묘소를 양산 신불산공원묘지에 모신 바 있다. 출마 선언 기자회견 때는 "6년 전 양산시민의 선택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양산에 뼈를 묻을 각오로 선산이 아닌 신불산 공원묘지에 아버지를 모시면서 양산의 아들로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한가위에도 양산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성묘·차례까지 지낼 예정이다.

김 전 의원은 "재·보선을 앞두고 있어 이번 명절엔 선거에 대한 관심이 남다를 것"이라며 "'한가위 구전효과'를 기대한다"고 선거운동에 매진할 각오를 내비쳤다.

김 전 의원 역시 1일부터 남부시장, 서창시장 등 재래시장과 노인정을 주로 돌 계획이다. 김 전 의원은 "선거운동도 하면서 지역 어르신들께 한가위 잘 쇠시라고 인사를 드리러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의 캐치프레이즈는 '다시 뛰겠습니다'이다. 그는 "여당의 박 전 대표처럼 거창한 공약이 아닌 서민들이 당장 필요한 '생활공약'으로 맞서겠다"며 "그래도 (이 지역에서) 한번 (국회의원을) 해본 내가 더 낫지 않겠느냐는 점을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인배] '걷기'로 양산 훑으며 표심 잡는 '노무현의 남자'

▲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 ⓒ 민주당 제공


'양산 3파전'의 민주당 대표선수는 송인배(41) 전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이다.
송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통화연결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애창곡인 <상록수>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에서 당선돼 지역주의를 깨고자 노력했던 '바보 노무현'의 유지를 잇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이래서 양산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박희태 전 대표와 더불어 '이명박의 남자 대 노무현의 남자'란 선거 공식이 나돌기도 한다.

송 전 비서관은 9월 21일부터 양산을 구석구석 훑는 '도보순례'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송 전 비서관은 "차로 이동하는 것과 걸어다니면서 지역민들을 만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시민들과 더 깊이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1일까지 양산 웅상읍 등을 걷기로 돈 뒤 연휴 첫날인 2일에는 터미널에서 귀향 인사를 겸한 선거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송 전 비서관은 세 후보 중 자신이 가장 젊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주요 선거구호도 '젊은 양산'이다. 그는 "박희태 전 대표는 2년 반이 지나면 국회의장을 할 것 아니냐"며 "시민들에게 '2년 반 일할 사람'과 '20년 일할 사람' 중 누구를 택할 것인지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전 비서관 측은 범 여권의 후보가 '박희태-김양수-유재명'으로 갈린 데다가 '노풍'까지 분다면 승산이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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