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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직장 상사에게 선물 할까? 말까?

선물, "얼굴 보고 주나? 신간 편하자고 주지"

등록|2009.10.01 10:15 수정|2009.10.01 10:15

▲ 추석 명절 직장 상사에게 선물, 할까 말까? ⓒ 임현철




명절이면 고민 중 하나가 게 선물입니다. 직장 상사에게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일 때가 많습니다. 특히 고과 점수를 매기는 상사의 경우 쉽게 넘길 수 없습니다.

최근 담배 피다 우연히 A씨와 B씨의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한 직장 동료 같은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A씨는 신출내기, B씨는 경력이 있는 사람 같더군요.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선물? '상' 당했을 때 부조하는 거랑 똑 같아."

A : 선물 준비했어요?
B : 응, 준비했어. 넌?

A : 형편도 그런데, 이번에 그냥 넘어 갈까 봐요.
B : 그 사람 뒤끝 있다. 그러다 불이익 당하려면 어쩌려고.

A : 상사가 미워, 하기 싫은데 어떡하죠?
B : 그 사람 얼굴 보고 주나? 신간 편하자고 주지.

A : 꼭 해야 하나요?
B : 주는 것과 안주는 것 차이가 얼마나 큰데? 주는 쪽에선 큰 맘 먹고 줘도 받는 사람은 그러려니 해. 선물? 이건 '상' 당했을 때 부조하는 거랑 똑같아. 안 들어오면 섭섭하거든. 어렵더라도 눈 찔금 감아. 그러다 너 찐빠 되고 찍힌다.

A : 그래서 더 고민이죠. 사람들 눈이 있는데 선물은 어떻게 전하죠?
B : 이거 완전 초짜네. 택배지 택배. 요즘 직접 주고 닥쳐서 주는 사람이 어디 있어. 안 준척하고 서로 얼굴 보는 거야. 속으로는 '저 사람은 얼마나 받았을까?', '동료들은 뭘 보냈을까?' 해도, 모른 척 하는 거야. 고과를 생각해. 팔은 안으로 굽는 다니까.

A : 안줘서 불이익 당한 사람 있어요?
B : 표면적으로는 없지. 공식적으로 주지 않았는데 나타나겠어? 상납 안한 사람은 서류 기안 해 올리면 자꾸 빠꾸야. 트집 잡을 게 없는데도. 그게 뭐겠어? 눈치껏 살아야 돼.

"나보다 월급 많아? 나한테 선물할 생각 말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지만 기막힐 일입니다. '선물은 마음이다'란 말은 격언에나 있고, 박물관에 전시됐나 봅니다.

하지만 주위에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C씨는 50이 넘은 경력 25년 된 베테랑입니다. 그는 명절 때면 어김없이 직원에게 선물을 돌린다고 합니다.

"벌면 얼마나 벌어? 나보다 월급 많아? 나한테 선물할 생각 말아."

이렇게 오금을 박고, 1만 원 내외에서 직원에게 선물을 일률적으로 돌린다는 겁니다. 그나저나 아랫사람 입장에선 명절 때면 고민인 선물. 대체 어떡해야 하나요?

안 주고 안 받기가 최고 아닐까요?
덧붙이는 글 제 블로그와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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