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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한복

한복을 못입어 봤다는 내 말을 듣고 한복을 사온 아내

등록|2009.10.03 11:34 수정|2009.10.03 11:34
지난 주에 아내가 제 한복을 사왔습니다. 아이들 한복을 새로 샀는데 너무 예쁘다고 전화가 왔더군요. 어른들 기성 한복도 있는데 제 것도 하나 구입할까 하더군요. 사실 저는 태어나서 한 번도 명절 때 한복을 입어보지 못했습니다.

참, 추석 명절 잘 보내고 계신지요^^ 차례도 지내고 가족 친지들도 만나셨는지요? 저는 형님이 해외에 계셔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고 우리 집에서 조촐하게 차례를 지냈습니다. 잠시 후에는 친지들을 방문하려고 합니다.

한 번도 한복을 입어보지 못했다는 제 말을 듣고 아내가 기성 한복을 구입해왔습니다. 안  입던 한복을 입으려니 왠지 어색합니다. 기성 한복이라 그런지 그렇게 세련되질 못합니다. 10만 원정도 하더군요. 맞춤으로 하려면 적어도 5,60만원 돈이 든다고 합니다. 갑자기 맞추려니 시간도 없고, 한편으로 돈이 아까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 한복 ⓒ 정철상


(아내가 사온 기성한복, 상단의 인물은 아무래도 없는 것 같아서 잘라버렸다. 자세가 너무 어색하다.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한복이라 옷도 어색하게 느껴진다. 결국 환불하고 말았다.)

결국 기성한복은 환불하고 말았습니다.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한복을 입고 싶었지만 결국 이번 추석 명절에도 한복을 입지 못했습니다.

어린 시절에 너무 가난해서 한복을 한 번도 입어보질 못했습니다. 엄두도 못내던 시절이었죠. 그것이 습관이 되어버려서 선뜻 우리나라 전통의 한복을 한 번도 구입해보질 못했습니다. 우리 옛 선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알게 모르게 부모님도 제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래서 제가 한복을 입으면 오히려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을 들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도 듭니다.

조금 더 자유롭게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한복의 멋스러움을 자연스럽게 느끼며 입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한복에 얽힌 추억이 있으신지요^^

행복한 한가위 명절 즐기시길 기원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제 개인블로그 정철상의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과 다음뷰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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